[CEO에게 듣는다-(20) 이장호 BS금융지주 회장] “부산 중소기업 성공 도왔더니 은행도 더불어 성장”

입력 2011-11-01 21:29


지난 3월 지방은행 최초로 금융지주사 설립을 성공적으로 마친 부산의 BS금융지주 행보가 두드러진다. BS금융은 출범 이후 자회사 실적 상승으로 상반기에만 순이익 2258억원을 달성했다. 유럽·미국발 금융위기가 몰아친 3분기에도 900억원 이상의 순이익 달성이 예상돼 올해 목표(순이익 4000억원 달성)는 무난히 이뤄낼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지난 20일 부산 범일동 BS금융 본점 집무실에서 이장호 회장을 만났다. BS금융의 성공 비결을 묻자 이 회장은 대뜸 “지역은행은 지역과 흥망을 함께하는 은행이다. 지역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지금의 성공은 결국 지역민들의 확고한 지지 덕”이라고 공을 돌렸다.

부산은 금융기업들의 시장점유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부산과 울산에 우리 수출경제를 이끄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세계 6대 조선업체와 관련 협력업체, 부품업체들이 즐비해 있기 때문이다. 이미 대형 금융지주회사들도 앞다퉈 지점을 개설해 부산 공략에 나서고 있다.

BS금융은 대형 금융기업들과의 차별화 전략으로 ‘중소기업·자영업자 대출 확대’ 카드를 꺼냈다. 부산은행은 이미 전체 기업대출 16조1855억원 중 92%(14조9130억원)를 중소기업에 지원할 정도로 중소기업 우선 정책을 펴고 있다.

BS금융은 올 초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전담부서인 ‘중소기업부’를 신설해 중소기업 지원체계를 재정립했다.

첫째 사업으로 3년간 지역 강소기업 300개 업체를 선정해 1조원의 특별저리자금 대출을 지원키로 했다. 지주회사 출범 이후에는 BS투자증권, BS캐피털 등 자회사 간 업무 연관을 확대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게 직접적으로 필요한 서비스를 복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4월에는 자영업자의 경영컨설팅, 자금지원 등 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하는 ‘BS자영업 지원센터’도 개소했다.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4∼8% 저금리 자금 대출, 320개 영세 자영업자의 사업장 리모델링을 위한 3.9% 고정금리 자금 대출 사업도 추진했다. 이 같은 지역밀착영업 강화 전략은 지역 금융시장에서 BS금융의 지위를 확고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회장은 “글로벌 위기를 대응할 때 ‘지역민에 절대 비겁하지 말자’는 게 모토였다”며 “어려울 때 지역을 외면하지 않는 것이 지역은행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이 은행은 우리 은행이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지역에서 진행되는 대부분의 사회사업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BS금융은 부산·울산·경남 등 동남권을 핵심기반으로 이제 제2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우선 규모를 키우기 위해 지주사 출범 당시부터 추진하던 저축은행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BS금융은 지난 21일 파랑새·프라임 저축은행 패키지 매각에 응찰했다. 이 회장은 “부산지역을 기반으로 한 우량 저축은행을 인수해 지역 내에서 은행을 이용하지 못하는 차상위계층이나 자영업자, 중소기업 고객을 껴안겠다”고 말했다.

해외 사업도 확대하기로 했다. BS금융은 11월 중으로 베트남 호찌민 사무소를, 연말에는 중국 칭다오 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하기 위해 승인요청을 낼 예정이다. 내년에는 홍콩이나 싱가포르에도 사무소를 열 계획이다. 이 회장은 “칭다오와 호찌민은 동남권을 뿌리로 둔 1200여 업체가 진출해 있다”며 “지역의 수출기업, 해외 진출기업에 금융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국제금융업무 기반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업다각화를 통한 시너지 창출 확대로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것도 목표다. BS금융은 현재 37조원 수준인 자산 규모를 2015년까지 70조원으로 확대하고 당기순이익도 7000억원 이상 올려 중형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회장은 “부산이 해양·파생금융 특화 금융 중심지로 발돋움할 때 BS금융이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5∼10년 뒤에는 동남경제권 지역민들이 자랑하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우량한 지역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이장호 회장은

△1947년 4월 24일 부산 출생 △부산상고, 동아대 영문학과, 동아대 대학원 경제행정학과 석사 △1965년 한국은행 입행 △1967년 외환은행 입행 △1973년 부산은행 입행 △1996년 부산은행 국제금융부장 △2003년 부행장 △2006년 부산은행장(∼현) △2011년 BS금융지주 회장 겸임

부산=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