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성자’ 방애인 선생 일대기 뮤지컬 제작

입력 2011-11-01 18:46

일제강점기 때 전북 전주지역 고아들을 위해 온몸을 바쳐 ‘거리의 성자’로 일컬어지는 방애인(1909∼1933) 선생의 일대기가 뮤지컬로 만들어져 무대에 오른다.

전주YWCA는 오는 17일 오후 7시 전주연세교회에서 뮤지컬 ‘조선성자 방애인’을 공연한다고 1일 밝혔다.

13장으로 꾸며진 뮤지컬은 1926년부터 6년여간 전주기전학교 교사로 근무하면서 지역 고아들을 위해 헌신한 방 선생의 생애와 그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는 내용이다.

연출은 안세형(극단 이바구 대표)씨, 안무는 송현준씨가 맡았고 27명의 출연진이 90분간 공연을 한다. 주인공 방 선생역은 권지인씨가 맡았다.

황해도 황주에서 태어난 방 선생은 전주에서 교사로 일하며 고아원을 세우기 위해 전주 시내 8000여 가구를 직접 방문하며 모금했다. 또 주위의 한센병 환자를 돌보고, 여름 수해 때 다가공원에 피신한 주민들을 위해 대부분의 물품을 팔아 도왔다.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남을 위해 헌신하던 그는 24세에 눈을 감았다. 당시 그를 지켜봤던 전주서문교회 배은희 목사는 1948년 쓴 책 ‘조선성자 방애인소전’에서 “그의 따스한 손길을 잊지 못하는 사람들로 장례식 때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적었다.

전주YWCA는 2002년부터 방 선생을 기리는 책자를 발간하는 등 추모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명자 사무총장은 “역사 속 여성 지도자를 발굴하고 그의 정신을 널리 알리고자 이번 공연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서울 등 전국 순회공연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