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 칠 때 떠나련다” WS 우승 이끈 라루사 감독 은퇴 선언

입력 2011-11-01 21:27

올해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통산 11번째 우승으로 이끈 명장 토니 라루사(67) 감독이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현역 감독 중 최다승 기록을 갖고 있는 라루사 감독은 1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이 바로 끝낼 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라루사 감독의 전격적인 은퇴 선언은 월드시리즈에서 텍사스 레인저스와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드라마와 같은 우승을 거둔 지 사흘 만에 나왔다. 소속팀을 월드시리즈 정상으로 이끈 이후에 곧바로 은퇴를 선언한 감독은 라루사가 유일하다.

라루사 감독은 “개인적으로 애착을 느끼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기분이 좋다”며 “이것이 올바른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라루사는 이미 8월 하순쯤 존 모제리악 단장을 비롯한 구단 관계자들에게 자신의 은퇴 의사를 전달했다. 공교롭게도 당시 세인트루이스는 와일드카드 선두인 애틀랜타에 크게 뒤져 포스트 시즌 진출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받아들여지던 때였다. 하지만 그는 그저 이제는 떠날 때가 됐다는 생각에 은퇴를 논의했으며 팀 성적과 은퇴 결정 타이밍은 단지 우연의 일치였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기자회견 내내 냉정함을 잃지 않던 라루사 감독은 자신의 아내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하면서는 감정이 북받치는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다시 감독직을 맡을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단호하게 “없다”고 말했다. 라루사 감독은 이어 “단장도 할 생각이 없지만, 장래에는 야구와 관련된 다른 일을 할 수도 있다”면서 “책가게를 열수도 있다”고 전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