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한명숙, 민주당 당권 도전할까
입력 2011-11-01 21:54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정치자금 수수 혐의에 대해 31일 1심 무죄 선고를 받으면서 향후 정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12월 초 전당대회가 예정된 민주당에서 당권을 노리는 주자들이 한 전 총리의 당 대표 출마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주당 상임고문인 한 전 총리는 당초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려 했으나 이번 선고에 대한 부담 때문에 포기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뇌물사건 무죄에 이어 이번에 정치자금 수수 혐의도 무죄를 선고받아 정치 행보를 재개하기가 한결 가벼워졌다.
당에서는 정세균 최고위원과 486 출신 친노무현계 인사들이 한 전 총리가 당 대표로 출마해야 한다고 강하게 권유하고 있다. 당 밖에서도 친노계 및 시민사회 진영이 모인 ‘혁신과통합’ 측에서 역시 야권통합 당 대표로 나서줄 것을 요청하는 상황이다.
한 전 총리 본인도 출마 문제를 심사숙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황창하 전 총리실 정무수석은 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한 전 총리는 시민사회 출신이면서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공직을 맡았기 때문에 세 부분을 다 연결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고리”라며 “한 전 총리도 ‘정권교체를 위해서라면 뭐든 하겠다’는 입장으로, 현재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친노계 백원우 의원도 통화에서 “당내 전대 관련 일정이 어떻게 정해지는지 당분간 더 지켜보겠다”며 “현재로선 출마 요청이 상당히 많다”고 귀띔했다.
올해 67세인 한 전 총리가 한때 건강 문제로 서울시장 출마를 포기했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한 전 총리 측은 “서울시장 지원유세 때 민주당 젊은 여성 의원과 같이 다녔는데 다들 한 전 총리가 그 여성 의원보다 훨씬 더 젊어 보인다고 하더라”고 소문을 일축했다.
현재 당권 출마 예정자들은 정대철 상임고문과 이인영 최고위원, 이강래, 김부겸, 이종걸, 조배숙, 박지원 의원, 김태랑 우상호 전 의원 등이다. 한 전 총리가 출마하면 이 최고위원이나 우 전 의원 등 486 출신들이 한 전 총리 쪽으로 단일화할 가능성이 높다.
또 김진표, 이용섭 의원 등 노무현 정부 출신과 원혜영 의원, 김근태 전 의원 등 서울과 수도권의 재야 출신들도 한 전 총리를 지원할 것으로 보여 파괴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탈(脫) 호남 및 야권 통합형 당 대표에 대한 요구가 커질 경우 사실상 ‘추대’도 가능할 것이란 얘기까지 나온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