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하철 驛舍 상업시설과 소음 줄여야
입력 2011-11-01 17:38
서울 지하철은 1000만 시민의 발이다. 하루 평균 628만명이 지하철을 이용한다는 통계가 있고 보면 이동이 자유로운 서울시민 대부분이 하루에 한 번 꼴로 지하철을 탄다는 이야기다. 나날이 복잡해지는 서울의 교통 환경을 감안하면 정시성(定時性)을 생명으로 하는 지하철에 대한 선호는 점점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방대한 조직을 1∼4호선을 운행하는 서울메트로와 5∼8호선을 맡은 서울도시철도로 나눈 뒤 서비스가 나아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열차 운행에 따른 서비스가 개선된 것과 달리 역사(驛舍) 운영 면에서는 낙제점을 면하기 어렵다. 특히 고속버스터미널역과 같은 승객이 밀집하는 역은 시장통을 방불케 해 여간 짜증스러운 게 아니다. 각종 상업시설에다 곳곳에 어지럽게 나붙은 광고 때문이다. 만성적인 적자를 줄이기 위한 방도인 줄 모르지 않으나 과도한 광고는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최근 들어 소리가 나오는 영상물을 곳곳에 설치한 것도 승객들의 피로감을 증폭시킨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지하철 역사에 광고판을 줄이고 녹색공간을 넓혀야 한다는 연구보고서를 내놓았다. 시정연 보고서의 핵심은 시민들의 지하 공간 체류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지하철 역사를 녹색공간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취임 이후 지하철로 출근하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도 “과다한 광고판으로 시민들이 더 지치고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지하철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기회를 맞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덧붙이자면 녹색 자체의 의미보다는 상업시설을 줄이는 대신 시민편의 위주로 동선을 재구성할 것을 강조하고 싶다.
소음과 음향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서울지하철에서는 불필요한 방송이 너무 많다. 열차가 도착하는 것을 알리는 데 팡파르가 왜 필요하며, 도착역을 알리면서 무슨 병원이니, 무슨 은행 이름이 왜 뒤따라 나오는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승객을 볼모로 끝없이 광고방송을 틀어대는 것은 고문이나 다름없다. 이는 버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