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형의 교회이야기] 하나님은 선하시다-① 윤정희 사모 이야기
입력 2011-11-01 17:56
윤정희 사모는 대전 함께하는교회를 담임하다 최근 강릉의 모 병원 원목으로 옮겨 사역하는 김상훈 목사의 부인이다. 이들에게는 6명의 자녀가 있다. 모두 가슴으로 낳은 아이, 즉 입양아들이다. 각각 약간의 장애가 있다. 베트남계 혼혈아도 있다. 윤 사모와 김 목사는 오직 주의 사랑으로 생면부지의 환자에게 콩팥을 이식해 줬다. 콩팥 떼준 부부와 6명의 입양아들은 알콩달콩 행복하게 살고 있다.
큰딸 하은이에게는 글 쓰는 재능이 있다. 중학교 3학년생인 하은이는 오랫동안 유학을 위해서 기도해 왔다. 길은 보이지 않았다. 하은이는 콩 한조각도 나눠 먹는 긍휼의 은사가 있는 아이. 장래 선교사가 되겠다고 하나님과 약속했다.
어느 날 윤 사모에게 선교사 지망생인 한 신학생이 단기 선교를 떠나야 하는데 50만원이 부족하다는 소식이 들렸다. 50만원은 하은이네의 두 달 생활비. 돈이 없어서 생활비를 적게 쓰는 것이 아니라 더 쓰는 것이 왠지 죄송스럽다는 이유였다. 옷가지는 대부분 얻어서 입힌다. 윤 사모는 기도 가운데 “선교사로 나갈 하나님 자녀의 첫 번째 선교여행인데 그 돈이 없어 못 가서야 되겠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 달치 생활비를 그 신학생에게 전달했다. 선하신 하나님께서 100배로 갚아 주실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 같은 대가를 바라고 행동한 적은 없다. 그저 그런 느낌이 들었다.
정확히 1주일 후에 한 통의 전화가 왔다. “미국 뉴저지크리스천아카데미(NJUCA) 한국 사무실인데요, 하은이가 전액 장학금을 받고 우리 학교에 입학할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하나님의 학교’란 책으로 알려진 NJUCA를 후원하는 미국 뉴욕 거주 한 한인 권사가 오지의 선교사나 작은 교회 목회자 자녀를 위한 장학금으로 1만4000달러를 내기로 약속했다는 것이다. 학교도 같은 액수를 후원, 한 명의 학생을 선발키로 했다. 그러던 가운데 하은이 이야기를 들었다. 학교 측과 한인 권사는 “우리가 찾는 바로 그 아이”라면서 대환영했다. 기적과도 같이 하은이는 지난달 미국 유학을 떠났다. 지금 하은이는 미국 뉴저지에 있는 ‘하나님의 학교’ NJUCA의 당당한 학생이다. 하나님은 정말 선하시다!
윤 사모가 생각해 보니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 아니고서는 도저히 설명하기 힘든 기적이었다. 하은이네는 한국컴패션을 통해서 인도의 아르샤빕이라는 아이를 후원하고 있었다. 하은이가 떠난 뒤 윤 사모는 아르샤빕 생각을 했다. 그 아이를 한국에 데려와 훌륭하게 키우고 싶었다. 그것이 하은이가 받은 ‘축복의 체인’을 이어가는 길이라고 생각하였다. 문제는 있다. 한국컴패션은 정책상 현지 아이를 데려오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그 정책이 헌법은 아니잖아요. 꼭 데려와서 사랑으로 키우고 싶어요. 어디 방법 없나요?” 윤 사모의 말이다. 사랑은 사랑을 낳는다. 당신도 하나님의 선하심을 온 땅에 흐르게 하는 통로가 되고 싶지 않은가.
이태형 종교부 선임기자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