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조 형 도와주소' 하며 우승 빌었다… 부임 첫 해 우승 류중일 감독
입력 2011-11-01 00:52
“점수를 냈을 때 ‘효조 형 도와주소. 더 하면 우승입니다’라고 계속 빌었습니다.”
류중일 감독이 한국시리즈 5차전을 치르는 동안 고(故) 장효조 삼성 2군 감독에게 우승을 빌었다고 털어놓았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한 뒤 인터뷰에서 류 감독은 “(효조 형이) 2군 감독 계시면서 배영섭 등 2군 선수들을 많이 키워줬다. 그분의 뜻을 빌어 영섭이가 잘해줬고 하늘에서 재밌게 한국시리즈를 봤을 것이다. 아프지 말고 잘 계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부임 첫 해에 우승을 일군 류 감독은 “우승해서 너무 좋다. 내 생애에서 2011년 10월 31일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부족한 날 보좌해준 코칭스태프와 잘 따라준 선수들에게 우승의 영광을 돌린다. 가끔은 야구 시작한 것이 후회도 됐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온 내 자신이 자랑스럽고 고맙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우승의 원동력으로 꼽힌 형님 리더십에 대해 그는 “감독이 되고 사람 바뀌었다는 소리가 가장 듣기 싫었다. 무게를 잡기보다는 같이 호흡하고, 대화하고, 격려했다. 아마 선수들이 이런 것들에 잘 따라왔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이어 “올 시즌 오승환과 최형우, 윤성환이 너무 잘해줬다. 윤성환이 부상에서 회복해 14승이나 해줬고, 오승환 역시 얼마나 해줄까 싶었는데 너무 잘해줬다. 올 시즌 초반 4,5위 예상이 많았는데, 투수들이 안정되니까 타자들도 힘을 내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음 시즌에 대해서는 “(이)승엽이가 올 지 안 올지 모르겠지만 승엽이가 오면 좌타라인이 더 좋아질 것 같다. (채)태인이와 번갈아가면서 1루와 지명타자로 쓰면 좌타 라인이 더 좋아질 것”이라며 이승엽의 복귀에 대해 환영의 메시지를 보냈다.
삼성의 약점에 대해서도 솔직히 털어놨다. 류 감독은 “감독이 되면서 한 박자 빠른 야구, 공격적 야구를 하겠다고 했는데 올해 우리 팀 공격력은 65점을 주고 싶다. 선수들 타격이 더 발전된 상태로 내년 시즌 준비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