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골프장 28곳 중 5곳 세금도 못 낸다
입력 2011-10-31 18:55
제주지역 골프장 중 2년째 세금도 내지 못하는 골프장이 나오는 등 경영 악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는 올해 9월분 재산세 징수를 마감한 결과 재산세 미납자 중 도내 주요 골프장들의 체납액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31일 밝혔다.
올해는 골프장 28곳에 121억원을 부과한 결과 5곳이 22억원을 체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미납 골프장 6곳 중 5곳이 올해도 재산세를 납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 골프장 27곳에 113억원의 재산세를 부과했으나 6곳이 20억원을 체납했다.
제주도는 재산세 미납 골프장을 찾아 납부를 독려하고 체납처분 등을 준비 중이지만 자금사정이 어려워 조만간 납부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재산세 외에 개발사업 사업자를 대상으로 부과하는 생태계보전협력금 1억원 안팎을 납부하지 않은 골프장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지역 골프장들이 재산세까지 체납하는 것은 골프장 숫자는 증가하고 있으나, 골프이용객은 감소하고 있어 경영 악화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2004년 84만8000명(골프장 12곳)이던 골프장 이용객은 2006년 100만명(19곳)을 넘어서 2007년 118만8000명(23곳), 2008년 144만3000명(26곳), 2009년 160만5000명(27곳)까지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골프장이 28곳으로 늘었지만 이용객은 155만7000명으로 줄었다. 이 과정에서 4개 골프장이 매물로 나왔다는 얘기까지 금융가에 전해지고 있다.
한 골프장 관계자는 “특단 대책이 없을 경우 제주지역 골프장들의 경영난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외국인 골퍼들을 적극 유치할 수 있는 골프특구 설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발전연구원 최영근 초빙연구원은 “국내 골프장 증가와 레저의 다변화 등으로 2010년 도내 골프 이용객이 감소한 만큼 현 시점에서 골프산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적절한 대응방안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관광수지 악화는 물론 심각한 골프장 경영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