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김장 비용 ‘배보다 배꼽’… 양념값 비중 56%서 78%로

입력 2011-10-31 18:35

올가을 배추와 무 가격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고춧가루, 새우젓 같은 양념값이 폭등해 전체 김장 비용은 비슷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마트는 올해 4인 가족이 배추 20포기와 무 10개로 김치를 담글 때 들어가는 비용이 24만6460원으로 집계됐다고 31일 밝혔다. 배추 파동을 겪었던 지난해 김장 비용 27만188원보다 8.8% 낮아졌다.

지난해에는 배추와 무 등 김장 주재료 비중이 전체 비용의 44%를 차지했지만 올해엔 22%로 줄었다. 반면 마른고추, 새우젓, 소금 가격이 많이 올라 양념값(19만3060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56%에서 78%로 뛰었다. 특히 새우젓(2㎏)은 2만5920원으로 지난해(1만1000원)보다 값이 135%가량 올랐다.

본격적인 김장철이 시작되는 이달 중순에도 양념값 강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 6월 하순부터 내린 비로 고추 수확량이 많이 줄어 도매가격이 30∼40% 올랐다. 주요 고추 생산지 중 한 곳인 충북 괴산 등 충청도 지역 농가엔 탄저병이 심하게 돌아 수확량이 예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천일염은 올해 초 일본 방사능 사고 이후 수출 물량이 늘어 가격이 30∼40% 올랐고, 새우젓은 젓갈용 새우 어획량이 감소하면서 값이 뛰었다.

반면 배추와 무 가격은 하락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배춧값이 치솟자 농가들이 가을배추 재배면적을 10% 이상 늘렸고 작황도 좋아 출하량이 30% 이상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배추 주산지인 고창, 영암, 영광을 비롯해 월동배추 주산지인 해남지역까지 배추 풍년이 들어 본격적인 김장철이 되면 가격은 더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권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