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비치 노인복지 앞장서는 김용식 목사 “소외된 자 섬김이 예수 사역 노인 사랑 포기할 수 없죠”
입력 2011-10-31 17:40
“섬김은 아낌없이 주는 것입니다. 섬김을 통해 무엇인가 얻으려 한다면 그것은 출발부터 잘못된 겁니다.”
김용식(55·사진) 롱비치 사우스베이초대교회 목사는 롱비치 이민사회에서 노인복지를 선도하는 목회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영어를 잘 구사하지 못해 절대적인 보살핌이 필요한 한인 노인들을 위해 미국시민권 취득 방법까지 강의한다. 노인들이 이민국을 방문해야 할 때도 동행한다. 노인들의 시민권 취득이 노후 문제 해결과 직결되기 때문에 힘닿는 데까지 돕는 것이다. 사우스베이교회 성도의 80%가 노인이고 40%가 초신자인 건 이 같은 사역에 힘입은 바 크다.
김 목사는 과거 고국에서 지난한 삶을 살았다. 1980년 미국으로 이민 오기 전 그는 가난, 병 등 온갖 고난과 사투를 벌어야 했다. 가까스로 고등학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마치고 대학에 합격했지만 경제적 이유로 진학을 포기해야 했다. 폐결핵으로 사선을 넘나들기도 했다. 그때 하나님은 그에게 기적의 손길을 내밀었다. 주의 종이 되겠다는 서원을 한 뒤 병에서 완치됐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와 캘리포니아주립대(롱비치)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뒤 풀러신학교에서 공부했다.
“신학공부를 한 지 1년 반 만에 그만두었습니다. 적성에 안 맞는 것 같아서였죠. 훗날 장로가 돼 교회를 섬기는 게 더 낫겠다고 생각했죠. 그러자 하나님은 제가 온전히 그분께 항복하게 만드셨습니다. 저는 신경쇠약증까지 걸렸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재확인한 그는 풀러신학교에서 공부를 끝마치고 7년간 전도사, 부목사를 거쳐 2000년에 단독목회에 뛰어들었다. 교회 개척 전 그는 NGO ‘에버그린 도움의 집’을 세워 기독교인, 비기독교인을 가리지 않고 도왔다. 이 때문에 목사가 목회만 잘하면 되지 별거를 다 한다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저는 노인 사랑을 결코 포기할 수 없습니다. 예수님의 사역 자체가 소외된 자에게 먹을 것을 주고 병을 고쳐주고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목회자라면 말씀 전파뿐 아니라 상대방의 필요를 채워주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김 목사는 “우리가 따라가야 할 대상은 예수님”이라며 “제발 다른 목회자의 사역에 기웃거리지도 부러워하지도 말라”고 했다. 그러면서 “고국의 목회자들이 예수님의 사랑을 온 몸으로 보여주는 사역자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LA=함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