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염 환자 속쓰림은 ‘이상 주의보’

입력 2011-10-31 17:14


#무릎 관절이 시도 때도 없이 아파 병원을 찾은 70대 이모씨는 3개월 전 병원에서 퇴행성 관절염 진단을 받고 약물 복용을 시작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약을 먹으면 속쓰림이 생겨 병원을 다시 찾게 됐다.

#류마티스 관절염을 오래 앓아온 60대 김모씨는 관절 통증 외에도 위장관 장애로 고생하고 있다. 계속되는 속쓰림으로 중간에 몇 번 약을 끊어보기도 했지만 관절 통증이 다시 심해져 결국 최근 약을 바꿔 복용하고 있다.

약물복용으로 인한 속쓰림 등 위장관 장애로 고통을 호소하는 관절염 환자들이 늘고 있다. 최근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에서 국내 정형외과 환자 314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연구에 참여한 환자의 절반에 가까운 45%가 위장관계 합병증에 대한 위험 또는 고위험에 해당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 환자의 경우 전체의 72%가 위장관계 위험 또는 고위험군으로 약물 처방 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또한 이번 연구를 통해 위장관계 합병증의 위험 인자도 밝혀졌다. 가장 빈도가 높은 위험인자는 ▲장기간(3개월 이상)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복용(79%) ▲65세 이상의 고령(54%)이었고, 이외에도 ▲위장관계 병력(36%) ▲아스피린 복용(15%) 등이 위장관계 합병증의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김희천 분당차병원 교수(정형외과)는 “퇴행성 관절염 및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의 경우 치료를 위해 지속적으로 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로 인해 속쓰림 등 위장관 장애를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환자 개개인의 위장관계 합병증 발생 위험요소를 고려한 신중한 처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교수는 “특히 관절염은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병으로 생각해 치료를 미루는 경우도 있고 약물 치료 시 나타나는 위장관 합병증도 당연한 증상 중 하나로 받아들이는 환자들도 있다”면서 “의사와 환자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영수 쿠키건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