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너와 나의 대화 내용은 무덤까지 갖고 간다” 살인누명 한지수씨 구명 과정 등 생생

입력 2011-10-30 19:22


“지수야, 불리한 사실이더라도 사실대로 대답해야 한다. 거짓말을 하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오늘 너와 나의 대화 내용은 무덤까지 갖고 간다.”

온두라스에서 살인누명을 쓰고 기소된 한지수씨 사건을 맡았던 김정석 전 과테말라 경찰주재관(경감)은 2009년 말 현지에서 한씨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김 경감은 30일 출간된 전·현직 해외 경찰주재관 체험수기 ‘실제상황’에도 한씨와 나눈 대화를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지수는 내가 우려했던 어떠한 행위도 하지 않았다”고만 밝혔다.

한씨는 네덜란드 출신 여성을 목 졸라 살해한 공범으로 기소됐다. 그러나 사건 조사 정부 대표단에 참여한 김 경감은 현지 검찰이 조작된 부검보고서로 한씨에게 누명을 씌운 것으로 판단했다. 김 경감은 백방으로 뛰어다닌 끝에 부검보고서를 뒤엎을 응급진료 기록을 확보했고 결국 한씨는 무죄 판결을 받고 지난 1월 귀국했다. 김 경감은 공항에서 한씨와 재회했을 때 “지수는 내 품에서 한참을 울었다. 최고의 하루였다”고 회고했다.

한씨 이야기를 포함해 13건의 경찰주재관 경험담이 ‘실제상황’에 실렸다. 경찰주재관은 현재 25개국 44개 공관에 49명이 파견돼 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