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후 494년, 감신대생들 95개 논제 발표 “날마다 자신 부인하고 예수의 길 따르라”
입력 2011-10-30 19:16
감리교신학대학교(총장 김홍기) 교회사(史)수업 수강생 100여명이 최근 종교개혁일을 맞아 ‘한국교회를 위한 95개 제언’을 발표했다.
지난 26일 서울 냉천동 감신대 청암기념관 202호. 교회 사 수업 발표자로 나선 황창현(32·신대원2)씨는 “그리스도인의 삶은 날마다 스스로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의 길을 따르는 것” 이라며 ‘한국교회 미래를 위한 95개 제언’의 서두를 외쳤다. 제언의 대상은 교단, 교회, 목회자, 신학교, 성도 등 5개 항목. 무엇보다 주목할 만한 것은 자(自) 교단에 대한 각성의 목소리다.
감리교는 3년 넘게 감독회장 문제로 표류하고 있다. 지난 7일에는 서울북부지원 민사1부가 백현기 감독회장 직무대행이 제기한 ‘총회 청원’에 기각 판결을 내렸다. 교단 정상화를 위한 감리교 내부의 의견도 판이하게 달라 활로를 찾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학생들은 제언에서 “감리교 사태는 권력에 대한 인간의 욕심을 반영한 것이라 보여 진다. 욕심이 감독회장직을 탐하게 만들고 혼탁한 선거와 감리교 사태를 사회의 법정에까지 가게 하는 사태를 만들었다”고 지적하며 “사건 당사자들이 ‘감독회장직은 교회들을 돌아보고 섬기는 자리’라는 의미를 바로 알고, 하루빨리 정상화를 위한 교단차원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또한 “감리교는 한 몸이다. 모든 목회자와 기관, 학교와 성도들이 모이는 자리를 만들어 감리교가 풀어야 할 과제를 논의하고, 이를 놓고 반드시 기도해야 한다”며 개교회, 목회자, 성도들의 협력도 제안했다.
신학생의 현실적 문제를 직시하는 안건도 있었다. 학생들은 갓 입학한 신입생들이 사역을 시작하는 것에 대해 염려했다. 충분한 신학과 신앙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역을 하게 되면 가치관의 혼란이 올수 있다는 것이다.
그 외 목회자들이 축복과 성공 일변도의 설교를 하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와 성도들의 말씀 생활화에 대한 제언도 이어졌다. 한성수(31·신대원2)씨는 “기성 목회자들에 대한 문제제기에서 끝내지 않고 나 스스로의 시금석으로 삼을 것”이라며 “95개 제언을 31일 감리교 캠퍼스 내 게시해 학우들과 나누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을 지도한 이덕주(감신대 역사신학) 교수는 “학생들 개개인이 종교개혁의 의지를 갖게 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종교 개혁은 하나님의 교회라 불리는 각각의 사람의 마음속에서 먼저 일어나야 한다. 바울이 말 한 매일 죽어지는 일이 바로 끊임없는 개인적 내적 종교개혁”이라고 설명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