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잠실서 KS 5차전… 삼성 “끝을 보자” vs SK “두고 보자”
입력 2011-10-30 19:00
삼성의 우승이냐, SK의 벼랑 끝 탈출이냐.
이에 대한 해답은 삼성의 토종 에이스 차우찬(24)과 SK 외국인 투수 브라이언 고든(33) 두 투수의 양 어깨에 달려있다.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전적 3승1패로 우승을 눈앞에 둔 삼성은 최고의 구위를 자랑하는 좌완 차우찬을 앞세워 31일 잠실벌에서 우승을 확정짓겠다는 자세다. 차우찬은 지난해 10승2패로 승률왕(0.833)에 올랐고, 올해도 1선발로 활약하며 10승6패를 거둔 삼성의 젊은 에이스다.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차우찬은 류중일 감독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전격적으로 계투진에 합류해 눈부신 피칭을 했다. 1차전에서 2-0으로 앞선 5회 등판해 3이닝 동안 삼진 5개를 곁들여 퍼펙트로 막아내며 자신의 첫 포스트시즌 승리를 낚았다. 공 36개를 던진 뒤 5일을 쉬어 몸이 가뿐한데다 든든한 계투진이 뒤를 받쳐 어깨도 가볍다. 차우찬은 올해 선발로도 SK와 4경기에 1승1패, 평균자책점 2.39의 빼어난 기록을 남겼다. 차우찬이 경기 초반을 잘 막아준다면 삼성은 정현욱, 안지만, 오승환으로 이어지는 막강 불펜을 가동해 4년 만에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기회가 온다면 불펜 승리조를 총동원할 생각”이라고 5차전 운용 계획을 밝혔다.
반대로 벼랑 끝에 몰린 SK는 포스트시즌 내내 ‘마당쇠’ 역할을 하며 역투를 펼친 벽안의 외국인 투수에게 모든 것을 걸고 있다. 고든이 긴 이닝을 던져 승기를 가져온다면 6·7차전에는 송은범, 고효준 등이 푹 쉰 상태에서 등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에서 두 경기를 뛴 고든은 지난 7월 초 SK에 합류했다. 고든은 특히 포스트시즌에서 강세를 보였다. 포스트시즌 5경기에 2승1패 평균자책점 1.59로 완벽투를 자랑했다. 플레이오프 5차전부터는 불펜으로 전환해 지친 SK 계투진에 큰 힘을 보탰다.
SK 이만수 감독대행은 “1·2차전에서 던졌기 때문에 고든이 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도 “고든이 길게 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