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폭탄테러 17명 사망… 카불서 나토군 호송차량 폭발 미국인 12명 희생
입력 2011-10-31 00:31
지난 주말 중동 지역 곳곳에서 테러와 유혈사태가 끊이질 않았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자살폭탄 테러로 17명이 숨졌고,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에선 시위대 등 90여명이 사망했다.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29일(현지시간)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 미국인 12명을 포함해 모두 17명이 숨졌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공격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 호송차량을 겨냥한 것으로 아프간 전쟁이 시작된 이후 연합군이 입은 인명피해 가운데 사상자 수가 가장 많다.
카불 경찰은 이날 “호송차량이 카불 남서쪽 다룰라만 지역에서 폭발물 공격을 당했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미군 4명과 나토 산하 국제안보지원군 소속 미국인 민간직원 8명, 캐나다군 1명, 현장 부근에 있던 아프간 민간인 3명과 경찰관 1명이다. 아프간 민간인 8명도 크게 다쳤다.
탈레반은 테러 직후 언론사에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자신들이 700㎏의 폭발물을 실은 차량을 이용해 이번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AP는 탈레반의 이번 공격이 미군의 이라크 철수 방침과 함께 아프간 철군 일정이 2014년으로 제시되면서 미국을 떠보는 한편 아프간 정부의 자신감을 떨어뜨리려는 의도적인 공격이라고 분석했다. 전날에도 아프간 남부 우루즈간 지역 나토군 기지에서 아프간군 복장을 한 괴한이 총격을 가해 호주군 3명과 아프간인 통역 1명이 숨졌다.
또한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북쪽으로 150㎞쯤 떨어진 홈스와 하마 등에서는 28∼29일 발생한 반정부 시위 도중 시민과 정부군, 반정부군 등 90여명이 사망했다. 지난 4월 22일 정부군 진압으로 72명이 숨진 이후 최대다. 유엔 등의 비난이 잇따르자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은 “이곳은 이집트, 튀니지, 예멘과 다르다”며 “서방세력의 간섭은 중동 전체에 ‘지진’을 부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30일엔 “러시아의 역할이 중요한 때”라며 공개적으로 지원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29∼30일 가자지구에서 교전을 벌이던 도중 팔레스타인인 10명과 이스라엘인 1명이 숨지고 10명이 부상했다. 이스라엘 남부 지역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가 장악한 가자지구에서 교전은 일상적인 일이 됐지만 이번 인명피해는 최근 수개월 사이에 발생한 것 가운데 최악이다.
백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