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최악 위기 벗어나… 만조 지속으로 긴장 여전

입력 2011-10-31 00:32

태국이 일단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 대규모 홍수로 수도 방콕 외곽 지역은 여전히 침수 상태지만 다행히 도시 전체가 물에 잠기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만조가 지속되는 31일(현지시간)까지는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데다 인적·물적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경제적 타격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AP통신은 방콕을 가로지르는 차오프라야강 수위가 30일 새벽 2.53m까지 차올라 홍수방지벽(2.5m)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전날엔 2.57m까지 높아졌다. 하지만 예상치인 2.65m에 이르지는 않았다. 태국 정부는 당초 상류의 강물 유입과 만조가 겹치는 29일 밤 최대 고비를 맞을 것으로 내다봤다.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는 이날 “31일까지 고비”라면서도 “방콕 북부 나콘싸완주(州)와 아유타야주 등의 상황이 호전되고, 일부 지역은 11월 첫째 주부터 홍수피해 위기를 벗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차오프라야강 일부 제방이 무너지고 방콕 북쪽과 서쪽에 위치한 돈므앙과 싸이마이, 방플랏, 타위와타나 지역 등에선 여전히 주민 대피령이 내려진 상태다. 지난 7월 25일 시작된 홍수로 이날까지 381명이 사망했고, 정확한 집계가 어려운 피해를 입은 이들도 200만명이 넘는다. 식수부족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방콕 수도국은 톤부리 지역의 급수량을 3분의 2로 줄이고 오전 6∼9시, 오후 5∼8시 두 차례로 나눠 제한 급수를 실시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전기공급 중단도 검토 중이다.

태국의 대표 산업인 여행업과 농업의 피해도 커 태국 중앙은행은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각각 1.5% 포인트, 0.1% 포인트나 낮췄다. 태국 중앙은행은 “국내 생산이 중단돼 수요가 약해졌고, 수출도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라고 하향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