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주도 대통합해야” 손학규 ‘혁신과통합’에 집중 견제구

입력 2011-10-30 18:33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야권통합의 핵심 축으로 떠오른 ‘혁신과통합’을 향해 집중 견제구를 날렸다.

손 대표는 30일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혁신과통합이 야권 통합 주체가 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고 바람직하지 않다”며 “혁신과통합은 (민주당이 회복해야 할) 정치세력이지 통합의 마당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논의되는 통합은 우리가 가야 할 통합과는 거리가 멀다”며 “민주당이 변화를 선도하고 통합을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손 대표는 “민주당과 혁신과통합, 진보정당, 진보정치세력, 노동세력, 아직 정치에 참여하지 않은 시민사회세력 등이 참여해야 제대로 된 통합”이라며 “노동세력이 통합 과정에 참여해 중요한 일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민주당 안팎에서는 대통합에 앞서 오는 12월 전당대회를 전후해 민주당과 혁신과통합이 먼저 합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손 대표가 이 같은 통합 논의를 비판하고, 노동계와 비정치권 시민사회세력까지 아우르는 대통합론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향후 야권통합 범위와 일정 등을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처리 문제가 일단락된 뒤 이르면 이번 주 중으로 전당대회 날짜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는 또 “민주당 전당대회는 통합전당대회가 돼야 한다. 끝까지 통합전대를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전당대회 출마를 준비 중인 당내 주자들이 ‘선(先) 전당대회, 후(後) 야권통합’을 주장하는 것과 배치된다. 전당대회 개최 시기 및 성격을 둘러싸고 손 대표와 전당대회 출마자들이 갈등을 빚을 수 있는 대목이다.

전대 출마를 준비 중인 수도권 3선의 김부겸 의원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민주당 전대를 형식적으로 치를 것이 아니라 민주당이 (10·26 재보선에서) 왜 외면 받았고 자기 확장에 실패했는지에 대한 절절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며 “당이 지지층을 설득해 대통합 흐름을 받아들일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당대회에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 박주선 이인영 최고위원, 이종걸 의원, 여성으로는 조배숙 최고위원과 박영선 정책위의장 등이 대표로 출마를 적극 준비 중이거나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명숙 전 총리도 강한 출마 권유를 받고 있지만, 31일 예정된 자신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 대한 선고 결과에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