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미스터리 실종女 결국 야산서 변사체로
입력 2011-10-30 21:18
경남 거창군에서 실종됐던 40대 여성이 39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본보 28일자 8면 참조).
30일 거창경찰서에 따르면 거창군 위천면 상천리 야산 8부 능선에서 지난 29일 오후 3시40분쯤 실종된 이모(46)씨로 추정되는 시신을 찾았다.
시신은 이씨를 살해하고 자살한 것으로 추정되는 김모(63)씨가 운영하던 펜션에서 80m 정도 떨어진 지점의 땅속 65㎝에 묻혀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이씨의 유전자 감식을 의뢰하는 한편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시신을 부검할 방침이다.
숨진 이씨는 10여년 전부터 친하게 지내던 김씨에게 빌려준 4000만원을 받으러 간다며 지난달 21일 외출한 뒤 실종됐다. 경찰은 이씨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과 주요 도로 방범용 CCTV를 분석한 결과 이씨가 거창군 위천면으로 갔고, 그곳에서 마지막으로 휴대전화 통화를 한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은 김씨의 굴삭기 삽에서 이씨의 승용차 색깔과 같은 흰색 도료 흔적을 발견했고, 김씨 집 주차장 옆 언덕을 파헤쳐 땅속 5m에 묻힌 이씨의 차량을 발견했다. 하지만 이씨의 시신을 발견하지 못했다.
김씨는 경찰에 의해 이씨 실종사건 피의자로 지목되자 종적을 감췄다가 지난 27일 오후 4시40분쯤 자신의 집 방안에서 유서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유서에는 ‘순간적인 격분으로 나도 모르게 죽음으로까지 간 고인에게 내 목숨 끊어 속죄 드린다. 경찰서장님 죄송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앞서 김씨의 둘째아들은 지난 25일 오전 1시쯤 경찰서에서 조사받은 뒤 같은 날 오전 7시10분쯤 거창읍 한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둘째아들은 ‘경찰이 가족을 공범으로 몰아가려 한다’는 내용의 쪽지를 남겼다.
거창=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