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소설의 힘 ‘완득이’ 날았다… 개봉 열흘 만에 관객 130만명 육박
입력 2011-10-30 18:30
달동네 소시민들의 세계와 다문화가정 소년의 성장 이야기를 담아낸 영화 ‘완득이’의 흥행 돌풍이 거세다. 김려령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 이 영화는 역시 공지영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도가니’로부터 흥행 바통을 넘겨받아 질주하고 있다.
3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0일 개봉된 ‘완득이’는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29일 하루 동안 전국 515개 상영관에서 26만494명을 동원해 미국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리얼 스틸’(15만3942명)을 멀찌감치 따돌렸고, 30일에도 이 같은 기세는 이어졌다. 개봉 열흘 만인 29일까지 누적 관객은 126만9429명이고, 30일까지는 배급사 기준으로 150만명을 훌쩍 넘겼다.
추석 연휴가 끝나고 겨울방학 시즌이 시작되는 12월 초까지 극장가가 비수기인 점을 감안하면 ‘완득이’의 흥행은 놀라운 속도다. 시사회 때부터 호평이 이어지면서 ‘완득이’의 흥행은 예고됐다. 원작의 매력적인 캐릭터를 생동감 있게 잘 살려내면서 흥행으로 이어졌다는 게 극장가의 일반적인 평가다. 게다가 우리 사회의 이슈들을 무겁지 않게 전달해 대중들의 공감대도 이끌어냈다는 평이다.
원작 ‘완득이’는 제1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청소년소설로, 달동네 소시민들과 사고뭉치 고교생의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과 경쾌한 문장으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얻었다. 2008년 출간 이후 70만부가 넘게 팔리며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영화는 캐릭터와 이야기 흐름을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경쾌하고 따뜻하게 풀어냈다는 평가다. 완득이 역을 맡은 유아인과 담임교사 동주 역의 김윤석 등 주·조연 배우들의 호연도 관객들을 유인해 낸 요인으로 꼽힌다.
영화평론가 정지욱씨는 원작 소설의 탄탄한 스토리를 잘 살려낸 걸 흥행의 제1 요인으로 꼽았다. 올해 개봉된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누적관객 479만명) ‘마당을 나온 암탉’(219만명) ‘도가니’(29일 현재 463만명) 등 책으로 검증된 원작을 영화화한 작품들이 흥행에 성공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는 것이다.
정씨는 “자칫 식상하고 신파로 흐를 수 있는 다문화 이야기나 소년의 성장 이야기 등 무거운 주제들을 편안하고 깔끔하게 풀어냈다”고 분석했다. 영화 홍보사 퍼스트룩의 강효미 실장은 “영화가 개봉된 이후 갈수록 하루 관객이 줄어드는 게 일반적인데 ‘완득이’는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라며 “영화를 본 관객들의 ‘입소문’이 흥행을 이끄는 것 같다”고 말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