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강행처리 요청 있지만 대화·타협하겠다” 황우여·남경필의 소신 행보

입력 2011-10-30 21:57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와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인 남경필 최고위원은 29일 오후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10월 31일 국회 처리’를 공식 요청하자 난색을 표했다.

황 원내대표는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밝혔지만 “우리 혼자 하는 것도 아니고 야당과 함께하는 것”이라며 단독 처리는 안 된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 위원장은 3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에서는 일정상 그렇게 못하며, 재재협상만 빼고 나머지는 야당에 다 양보하라는 입장을 정부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비준동의안을) 강행 처리하지 않고 최대한 야당과 대화, 타협을 시도한다는 입장은 불변”이라고 강조했다.

황 원내대표와 남 위원장은 ‘국회바로세우기’ 모임의 일원이다. 지난해 한나라당이 국회 예산안을 일방 처리한 뒤 여야 의원 20여명과 함께 앞으로 의원직을 걸고 일방 처리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후 두 사람은 누차 “2008년 국회 외통위 한·미 FTA 비준동의안 상정 과정에서 벌어진 폭력사태 등이 누적돼 정치권, 특히 한나라당에 대한 불신이 커졌고 현재의 정치 위기로 이어졌다”는 소신을 밝힌 바 있다.

한때 이들의 대화 노력도 ‘임계점’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1500분에 걸친 끝장토론 등 대화 노력을 지속했음에도 야당이 계속 압박 수위를 높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 위원장은 이날 끝장토론이 무산된 뒤에도 “끝까지 야당과 대화를 시도하고 정부를 설득하겠다”고 약속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