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친북사이트·SNS 급증… 3년간 165명 검거

입력 2011-10-30 18:14

경찰이 인터넷에서 활동하는 종북(從北) 세력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찰청 보안국은 국내 포털사이트에 있는 종북 카페 ‘임시○○’과 ‘통일○○’을 폐쇄하고 해외 친북 사이트 ‘○○연구소’와 ‘재미○○’을 차단해 달라고 방송통신위원회에 요청했다고 30일 밝혔다. 방통위는 1일 심의에 착수할 예정이다.

임시○○은 지난해 연평도 포격 이후 북한을 찬양한 글 때문에 폐쇄된 ‘사이버민족사령부’(사방사)의 후신으로, 회원이 486명이며 1300여건의 친북 선전물이 올라와 있다. 통일○○ 카페는 회원 수 1416명에 친북 선전물이 1만1000여건에 달한다. 지난해부터 임시○○ 회원 27명, 통일○○ 회원 5명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사법 처리됐다.

경찰은 최근 열흘 사이 김모(43)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중고차 매매업을 하는 김씨는 트위터에 북한의 선전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를 링크해 유포시킨 혐의이며, 나머지 3명은 임시○○ 회원으로 인터넷에 북한을 찬양하거나 대남 혁명투쟁을 선동하는 글을 퍼뜨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민항기 조종사, 병무청 공무원, 철도공무원, 변호사, 대기업 직원 등 수십명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국내 민간항공사 기장 신분으로 인터넷에 이적표현물을 게시해온 김모(45)씨는 1일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유튜브에 혁명가요 동영상 등을 올린 병무청 공무원 K씨는 지난주 소환 조사를 받았으나 묵비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방사 회원 중 김일성·정일·정은에 대한 충성맹세문인 ‘님에게 바치는 시’를 작성하고 국가보안법 철폐 서명을 한 ‘철기전사’ 등급 회원들이 또 다른 사이트를 개설해 활동하는 정황도 속속 포착되고 있다. 철기전사에 속하는 정모(44)씨는 연평도에 머물면서 “연방제 통일방안은 위대한 수령님께서 내놓으신 정당한 통일방도”라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에 올려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사이버상 안보 침해 행위는 최근 급증해 지난 3년간 검거 인원은 165명, 폐쇄된 불법사이트나 카페는 281개에 달한다.

국내법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 해외에 서버를 둔 친북 사이트도 급격히 늘고 있다. 2000년부터 올해까지 127개의 해외 친북 사이트가 적발됐고 이 중 88개가 차단 조치됐다. 해외 친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도 현재까지 219개가 차단됐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사이트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철저히 대응하기 위해 보안 사이버 수사요원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