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3차발사 본격 시동… 탑재 위성 11월말 완성

입력 2011-10-30 17:31


‘세 번째 도전,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한다.’

내년 8월 전후로 예상되는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Ⅰ)의 3차 발사 준비 작업이 본격화됐다. 지난해 6월 2차 발사 실패 이후 1년 4개월여 만이다. 한국과 러시아 정부간 공동조사단(FIG·Failure Investigation Group)은 최근 서울에서 열린 2차 발사 실패 원인 규명을 위한 두번째 회의에서 양측이 제시한 두 가지 실패 원인 모두를 명시하고 보완·조치하는 선에서 조사를 마무리했다.

결국 명확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고 3차 발사 체제로 전환키로 한 것이다. 때문에 서로 달리 지적한 부분을 보완하는 것만으로 3차 발사 성공을 보장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30일 이에 대해 “우주 발사체 특성상 발사 실패의 경우 잔해나 실패 현장을 확인할 수 없고 지상에서의 시험 환경이 우주 환경과 달라 재현하기도 어려우며 충분하지 못한 비행 데이터에 의존해 분석해야 하기 때문에 원인 규명에 상당한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항우연은 조만간 러시아 계약 파트너인 흐루니체프사와 제5차 한·러공동조사위원회(FRB)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FIG에서 제시된 실패 원인들을 보완 점검하고 한·러 양측 모두 발사체 상단(2단)과 1단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해 3차 발사의 성공 가능성을 최대한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한·러간 체결된 나로호 발사 관련 계약서에는 1, 2차 발사에서 한 번이라도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지 못하면 추가 비용없이 3차 발사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3차발사 전담 ‘나로호발사추진단’ 구성=항우연은 지난 9월 중순 원장 직속의 나로호 3차발사를 위한 전담 조직 ‘나로호발사추진단’을 구성했다. 1, 2차 발사 실무 책임을 맡았던 조광래 발사체연구본부장이 단장을 맡았고 27명의 연구원들이 배속돼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3차 발사용 발사체 상단(2단)은 2008년 9월 이미 제작해 놨다. 당시 3기가 만들어져 1, 2차 발사로 2기가 소진됐고 나머지 1기가 남은 것이다. 현재 상단 탑재대조합체(VEB)와 페어링(위성보호덮개)은 대전 항우연에, 상단용 고체엔진(킥모터)은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 보관돼 있다.

나로호발사추진단 기술경영팀 홍일희 팀장은 “발사체 상단의 상태와 성능은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있으며 내년 하반기까지 장기 보관해도 성능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흐루니체프사도 이미 발사체 1단 제작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3차 발사 시기는 아직 불투명하다. 단지 블라디미르 네스테로프 흐루니체프사 우주과학센터 소장은 최근 러시아 언론과 인터뷰에서 “나로호 3차 발사를 내년 3분기(7∼9월)로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항우연도 발사 시기에 대해선 구체적 답변을 않고 있지만 통상 발사 준비에 10개월이 걸리고 기상 상황 등을 고려할 때 8월 전후가 최적이라는 데는 부인하지 않고 있다. 향후 러시아와 협의를 통해 최종 발사 날짜가 정해지면 항우연은 1, 2차 발사 때와 마찬가지로 1단·상단·위성 나로우주센터 이송→상단·위성 조립 및 1단 점검→나로호 총조립 및 발사대 점검→ 발사 운용 돌입 등 과정을 거쳐 3차 발사를 수행하게 된다.

◇탑재될 ‘나로과학위성’ 11월 말 조립 완료=3차 발사용 나로호에 탑재될 위성 개발은 올해 2월 착수돼 현재 우주 비행모델(FM) 제작이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 1, 2차 발사때 나로호에 실려 소진된 과학기술위성 2호 사업의 결과물들을 최대한 활용해 개발 기간과 비용을 최소화했다. 이름은 ‘나로과학위성’으로 명명됐다. 위성 개발 책임자인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강경인 박사는 “기존 과학기술위성 2호의 구조물과 태양 전지판 등을 활용하고 시스템 규격(무게 약 100㎏, 통신 규격, 발사 환경 등)도 비슷하게 개발됐다”고 말했다. 강 박사는 “현재 구성품 단위의 비행모델 기능 시험과 열진공 시험이 수행되고 있으며 곧 종합 조립을 위한 기계 접속과 발사환경(진동) 시험에 들어간다. 11월 말쯤에는 비행모델이 완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12월∼내년 1월 지상국과 접속시험 등을 거쳐 발사 전까지 위성의 각 기능과 운용 점검을 위한 시험이 계속된다. 발사 3∼4개월 전 발사장인 나로우주센터로 이송된다.

나로과학위성의 기본 임무는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나로호 발사 성공 여부를 판가름하는 최종 기준이 된다. 이밖에 우주 환경 관측과 연구개발을 통해 이뤄진 우주 기술(펨토초 레이저 발진기, 적외선 센서, 반작용 휠 장착)의 검증 등 과학 임무도 주어진다. 이들 우주 기술은 고집적 전자소자의 오류를 시험하거나 우주에서의 거리를 정밀하게 측정하고, 위성 자세를 정교하게 제어하는데 각각 활용된다. 나로과학위성의 임무 기간은 3개월에서 1년 정도다. 발사 후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지상국과 교신을 통해 초기 운용이 수행된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