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연 이상률 연구소장 “우리 위성 직접 쏠 발사체 개발 시급”

입력 2011-10-30 17:32

“하루 빨리 우리 위성을 우주로 보낼 수 있는 우리 발사체를 개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이상률 항공우주시스템연구소장은 최근 다목적실용위성 아리랑 5호의 잇딴 발사 지연 사태와 관련해 30일 이같이 밝혔다. 현재 국내 발사체 기술 수준이 낮은 상황에서 다른 나라의 발사 용역업체에 위성 발사를 맡김으로써 빚어지는 불가피한 일들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 것이다. 아리랑 5호 발사 책임을 맡고 있는 이 소장은 “우리나라가 개발한 위성들은 그동안 러시아(2건), 유럽(3건), 미국(1건), 인도(1건) 등 다양한 국가의 발사 서비스를 활용해 왔다”면서 “하지만 최근 저궤도 위성 발사 비용이 급격히 증가하고 그나마 가용한 발사체도 선택의 폭이 좁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 미국 위성들도 러시아 발사체를 이용한다. 신뢰도와 가격 등을 종합해 최적의 발사체를 결정하는 것이다. 해외 발사체 이용에 따른 문제에서 벗어나려면 우리 독자적인 발사체 개발을 서두르는 길 밖엔 없다”고 강조했다.

아리랑 5호는 우리나라 위성 최초로 구름 낀 날이나 밤에도 지상의 가로·세로 각 1m 크기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전천후 영상 레이더를 갖추고 있어 발사 성공시 위성 영상 이용 측면에서 기대감이 높았다. 아리랑 5호는 당초 지난 8월 30일 러시아 야스니발사장에서 드뇌프르 발사체에 실려 쏘아올려질 예정이었으나 선행 위성 발사 지연으로 11월 중순으로 발사가 연기됐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 정부와 발사체 용역업체인 코스모트러스 측이 내부 문제로 발사일정을 통보하지 않아 올해 안 발사가 힘들게 됐다.

이 소장은 “발사일 확정 후 발사까지 통상 2개월이 걸리므로 올해 안 발사를 확정할 수 없으나 주한 러시아대사관을 방문해 협조 요청하고 주러 한국대사관을 통해 이른 시일 내 발사가 이뤄지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계약상 발사 지연에 따른 보상을 받을 수 있으나 현 시점에선 조속한 발사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아리랑 5호는 현재 계획된 모든 시험을 마치고 항우연 우주시험동 청정실에 보관돼 있다. 이 소장은 “위성의 배터리 전력 안정상태 확인 등을 위한 시험이 3∼4개월마다 이뤄지고 있다. 보관 등으로 인한 성능 저하는 배터리의 우주궤도상 수명에 비해 무시할 만한 수준으로, 1년 보관시 0.1% 미만”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독자 기술로 제작해 우리 땅에서 발사할 한국형우주발사체(KSLV-Ⅱ) 개발사업은 2021년 1.5t급 실용 위성 발사를 목표로 이를 가능케 할 75t급 액체엔진 개발을 진행 중이다.

민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