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풍경>새생명축제가 있는 큰은혜교회

입력 2011-10-30 16:41


[미션라이프] 10월의 마지막 주일인 30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낙성대동 큰은혜교회 3부 예배에 참석했다. 본당 1, 2층이 일찌감치 가득 차는 바람에 3층 새가족실에서 영상으로 예배를 드렸다. 교인들은 숨을 죽인 채 이규호(41) 담임목사의 열정적인 설교에 푹 빠져 들었다. “아무리 깜깜한 곳이라도 빛이 들어가면 금세 환하게 됩니다. 예수님을 만나면 절대절망은 절대희망으로 바뀝니다.”

고요한 예배당 분위기와는 달리 교회 바깥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예배자 1만명’ 띠를 두른 교인들이 선물이 든 쇼핑백을 가지런히 정리하고, 마당에는 마술 가면을 쓴 사람들이 세트장을 꾸미고 있었다. 청년들도 음식을 나르느라 부지런히 왔다갔다 했다. ‘2011 큰은혜 새생명축제’란 타이틀의 잔칫날. 1년 동안 기도하고 준비했던 불신자를 교회로 초청하는 날이다. 큰은혜교회가 지켜오고 있는 추수감사주일이기도 하다.

마침 예배를 마치고 나오는 새신자를 만날 수 있었다. 이동석(39)씨는 고등학교 때 미션스쿨을 다녔지만 교회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친구 김성훈(39)씨가 인도했다. 이씨는 “학교 다닐 때는 성경수업도 듣곤 했지만 신앙은 인간적으로 가질 수 없고 하나님이 이끌어주셔야 가능한 것 같다”며 “그동안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았는데 실제로 나와 보니 교회는 참 좋은 곳이고 신앙은 꼭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5개월 전부터 새벽기도를 나오면서 이 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했다는 김씨는 “비록 젊은 담임목사지만 마음에서 우러나는 설교를 하는 모습에 끌려 교회에 등록했다”고 밝혔다.

이번 새생명축제를 총괄한 이보경(64) 장로에 따르면 이날까지 새신자 등록은 4000명이 넘었다. 원래 올 한해 목표는 2500명이었다. 목표를 훌쩍 넘긴 것이다. 이 장로는 “새생명축제의 목적은 단순히 교회 성장에 있는 것이 아니다”며 “관악구 지역 내 모든 교회가 복음 전도에 도전을 받아 함께 움직이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큰은혜교회가 개인전도와 함께 지역사회 봉사를 병행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큰은혜교회는 이날 오후, 지역 내 장애인들에게 100포대의 쌀을 직접 나눠줬다. 이밖에도 11월 2일엔 쌀 12t을 지역 내 어려운 이웃들에게 배포하고, 13일엔 교인 1000이 참여하는 사랑의 헌혈식도 갖는다. 11월 말까지 관악구 관내 70여곳의 모든 경로당도 방문한다. 경로당마다 세 차례씩 방문해 생필품 세트와 돼지고기 등을 전달한다. 복음을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게 남은 노인들을 시급히 전도해야 한다는 판단에서 시작한 것이다.

이 같은 개인 전도와 이웃 사랑 실천은 철저한 조직을 통해서 이뤄진다. 거의 예외가 없이 모든 성도가 참여하고 있다는 게 홍충표(40·청년 및 행정담당 부목사) 목사의 설명이다. 홍 목사는 “특히 올해부터 청년들이 별도 조직을 만들어 전도를 벌이고 있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큰은혜교회는 출석 성도 8000여명 중 청년·대학생이 1000명에 이른다. 그 중 상당수가 서울대 출신들이다. 청년들이 매주 서울대 중앙도서관과 기숙사에서 전도활동을 벌인 결과다.

큰은혜교회는 장세윤 원로목사가 잘 다져놓은 말씀의 텃밭에 새로 부임한 이 목사가 뜨거운 복음전도의 씨앗을 뿌리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개교회 성장을 넘어 관악구 지역을 품고, 나아가 민족복음화에도 기여하겠다는 게 이 목사를 비롯한 모든 성도들의 한결같은 바람이자 기도제목이다. 그때까지 큰은혜교회의 새신자 물결, 전도축제의 열기는 끝나지 않을 것 같았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