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루터교학원 엄현섭 이사장 “정체성 살리는데 모든 힘 쏟겠다”
입력 2011-10-30 17:50
“끝까지 ‘루터’란 이름을 지키겠습니다.”
학교법인 루터교학원 엄현섭(기독교한국루터회 총회장·사진) 이사장은 교육과학기술부의 대학구조개혁의 칼바람을 맨 앞에서 겪고 있는 루터대를 위해 모든 힘과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
“루터대는 한국의 루터교회가 이 땅에 심은 작은 소망입니다. 무엇보다 교육은 루터교회의 선교 목표 중 하나입니다.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복음을 전하기 위해 배움이 필요하며, 그 배움은 자신의 믿음과 그 믿음의 근거를 올바르게 이해하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이 일을 루터대를 통해 이뤄갈 것입니다. 그동안 많은 목회자와 평신도 지도자들을 양성해 왔습니다. 그 일을 절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현재 루터대는 안팎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동안 급작스럽게 학교의 규모를 키우는 데 급급해 시행착오를 거치는 과정에서 재정적 어려움에 처했다. 이로 인해 이번 대학구조개혁에 여지없이 노출됐다. 현실적으로 많은 재정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엄 이사장은 기독교한국루터회 제41차 정기총회에서 적극적인 재정적 지원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루터회 총회와 루터교학원은 지난 2년간 지원한 40억원을 포함, 총 100억원을 루터대에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해 서울 잠실에 설립한 루터회관이 재정을 마련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학교를 살리는 데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정체성 확립이다. 엄 이사장은 “작다는 것이 자랑할 일은 아니지만 작은 것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며 작은 루터대가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루터대는 처음부터 수익 창출을 위해 설립된 대학이 아니라 종교개혁의 정신에 입각한 기독교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한 학교입니다. 지난 시간, 이런 우리의 정체성이 잠시 흔들렸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다시 붙잡아 주셨습니다. 한국 사회와 교회에서 쓰일 준비된 그리스도인 일꾼을 배출하기 위해 루터대는 다시 시작할 것입니다.”
노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