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삼성·LG 냉장고 덤핑 예비판정
입력 2011-10-28 23:25
미국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한국과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한 냉장고에 대해 덤핑 예비판정을 내려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덤핑이란 국내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해외에 수출하거나 생산 비용보나 낮은 가격에 수출하는 것을 말하며, 덤핑률이 높을수록 더 많은 반덤핑 관세를 물게 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한국과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한 ‘프렌치도어(하단냉동고형) 냉장고’에 대해 미국 상무부가 지난 27일(현지시간) 덤핑 예비판정을 내렸다. 미 상무부는 이날 삼성전자 냉장고의 경우 덤핑률이 한국산 32.2%, 멕시코산 36.65%라고 발표했다. LG전자 냉장고는 한국산 4.09%, 멕시코산 16.44%라고 밝혔다.
이는 국내 업체에 대한 미국 정부의 본격적인 견제가 시작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미국 측은 가전업체 월풀의 제소에 따라 이들 업체에 대한 덤핑 조사를 벌여왔다. 지난해 프렌치도어 냉장고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삼성전자 39.6%, LG전자 19.1%로 한국 기업들이 50% 이상의 시장을 차지한 데 따른 것이다. 반면 월풀의 시장 점유율은 8.5%에 그쳤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측은 내년 3월로 예정된 본판정에서 무혐의 결과가 나올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낙관만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사례를 볼 때 본판정 결과가 예비판정을 뒤엎는 확률은 10~20%이기 때문에 충분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3월까지 잠정 관세로 인한 두 회사의 피해 규모는 LG전자의 경우 10억원 안팎, 삼성전자는 100억원대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삼성전자는 덤핑률이 30%를 넘어 본판정 결과에 따라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보고 혐의를 벗기 위해 많은 증거자료를 이미 제출했으며, 추가 조사에 적극 임할 방침이다.
LG전자 역시 본판정에서 결과를 뒤엎기 위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1~2월은 냉장고 비수기이기 때문에 현재로서 피해액을 정확히 추산하기는 힘들다”며 “본판정에서 결과가 바뀔 수 있도록 미국 현지에서 월풀사 제품보다 10% 정도 높은 가격에 판매한 자료를 증거로 제시하는 등의 대응책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