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인공격기 에티오피아 주둔… 소말리아 무장단체 견제 목적

입력 2011-10-28 18:09

최근 여러 작전에서 무인공격기로 ‘재미’를 본 미국이 무인기 기지를 확대하고 있다. 미 공군이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 무인기 기지를 비밀리에 건설했으며, 이곳이 현재 운영 중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공군은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남쪽으로 약 480㎞ 떨어진 ‘아르바 민치’ 공항에서 무인기 작전이 이뤄지고 있음을 시인했다. 미국은 이곳 비행장과 건물을 수백만 달러를 들여 무인기 기지로 개조했으며 올해 초 이곳에 무인기 ‘사신’(死神·Reaper)을 배치했다.

미군이 이곳에 무인기 기지를 개설한 이유는 소말리아의 알카에다 연계세력 알샤바브를 견제하기 위해서다. 알샤바브는 소말리아 중남부에 근거를 둔 조직원 1만4000여명 규모의 무장 이슬람 단체다. 지난해 7월 우간다 캄팔라 자살폭탄 테러의 배후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케냐에서 국제구호단체 국경없는의사회 소속 직원 2명을 납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티오피아 무인기 기지에서 소말리아 국경까지는 약 960㎞다. 무인기 ‘사신’의 활동 가능범위 1850㎞ 안이다. 최근 알샤바브 추격 작전을 벌인 케냐 군의 관계자는 “미국에서 기술적 지원을 받았다”고 말해 정찰 등 무인기 작전이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은 인도양의 섬나라 세이셸에도 무인기 기지를 두고 알샤바브를 지켜보고 있다. 세이셸 기지는 소말리아 해안에서 1280㎞ 떨어져 있다.

에티오피아에 배치된 무인기는 예멘에서 활동하는 알카에다를 감시하고 공격하는 데에도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공개된 아프리카의 미군 기지는 지부티 1곳뿐이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미국의 비밀 공군기지가 자국 안에 있다는 사실을 부인했다. 미 주재 에티오피아 대사는 “외국군의 기지를 환영하지 않는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27일에도 무인기로 탈레반 세력을 축소시켰다. 미 무인기 2대가 파키스탄 남부 와지리스탄 일대를 공격해 탈레반의 거물급 지도자 1명을 포함한 10여명을 살해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