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지 “그리스 유로존 들인 건 실수”

입력 2011-10-28 23:24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그리스는 유로존에 들어오지 말았어야 할 나라”라고 말했다. 그리스는 “왜 우리를 희생양으로 삼느냐”며 발끈했다. 유럽연합(EU) 정상회의 합의안 실현에 중국의 투자 여부가 주목되는 가운데 “이탈리아가 진짜 문제”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프랑스·그리스 설전=사르코지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TV인터뷰에서 “그리스를 유로존에 가입시킨 건 실수였다. 그리스는 준비가 안 돼 있었는데 잘못된 통계 수치를 근거로 유로존에 가입했다”고 말했다. 프랑스 은행들은 EU 정상회의 합의안에 따라 그리스에 빌려준 돈 상당 부분을 포기해야 할 처지다.

이에 스타브로스 람브리니디스 그리스 외무장관은 “채무 위기의 진원은 그리스가 아니다. 포르투갈 아일랜드 스페인 이탈리아도 같은 문제를 겪지 않느냐”고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반박했다. 이어 “특정 나라를 희생양으로 만드는 건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중국 역할이 변수=EU 정상이 합의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대에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EU 정상들은 이 돈을 어디서 구해올지 정하지 못하고 헤어졌다.

중국은 EFSF에 자금을 투자할 뜻이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중국 정부 고위관계자 2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유럽이 무너지지 않아야 중국에 이익이다. 그렇지만 중국은 현 위안화 정책을 불평하지 말 것을 유럽에 주문할 수 있다고 리 다오쿠이 중국 중앙은행 통화정책위원이 말했다. 미국은 위안화 절상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중국의 투자 여부 결정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중국 재정부의 주광야오(朱光耀) 부부장은 28일 기자회견에서 “숙고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FSF 최고경영자인 클라우스 레글링도 중국을 방문해 “당장 결정적 합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리스 다음은 이탈리아?=27일 유럽 대부분 증시는 폭등했다. 호전되지 않은 것은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뿐이었다. 장 초반에는 5.7%까지 떨어졌지만 막판 5.89%로 상승했다. 시장의 불안을 반영한 것이다.

이탈리아 채무는 유럽 정상들이 확대키로 한 EFSF 1조 유로의 두 배인 2조 유로에 이른다. 시장은 긴축안을 두고 대립하고 있는 이탈리아 정치권을 걱정스럽게 쳐다보고 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이른바 섹스파티에 참석한 여성들에게 현금 44억원을 줬다는 보도 등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탈리아가 개혁하지 않으면 유로는 역사가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