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푹 빠진 남자, 가을밤 울린다… 세계적 트럼펫 연주자 크리스 보티 11월 6일 내한 공연
입력 2011-10-28 17:53
크리스 보티(49)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트럼펫 연주자 중 한 명이다. 1995년 데뷔해 지금까지 발표한 음반은 12장. 이 중 2004년 발표한 ‘웬 아이 폴 인 러브(When I Fall In Love)’는 재즈 부문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고, 그는 그해 피플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50인’에 선정됐다.
크리스 보티가 음악계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그가 협연하거나 음반 작업을 함께한 뮤지션을 열거해 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밥 딜런, 프랭크 시나트라, 존 메이어, 요요마, 아레사 프랭클린….
하지만 국내 팬들에게 크리스 보티가 각별하게 느껴지는 건 그가 어떤 해외 스타보다 한국을 좋아하는 ‘친한파’ 뮤지션이기 때문이다. “한국 음식에 중독됐다”고 말할 만큼 한식 애호가인 그는 ‘불고기’ ‘비빔밥’을 정확하게 발음한다. 한국 사랑이 깊기에 내한공연도 그간 세 번이나 가졌다.
다음 달 6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네 번째 내한공연을 여는 크리스 보티는 최근 본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공연을 앞둔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서울에는 에너지 넘치는 사람들이 있다. 믿겨지지 않을 만큼 멋진 연주를 선보이겠다”고 했다. 이어 “한국 관객은 내가 만난 세계 관객 중 ‘톱5’ 안에 든다”며 “한국에 다시 간다고 생각하니 정말 흥분된다”고 덧붙였다.
크리스 보티의 이번 공연엔 빌리 킬슨(드럼), 마크 휘트필드(기타) 등 정상급 뮤지션들이 함께한다. 이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보컬인 리사 피셔. 리사 피셔는 92년 앨범 ‘소 인텐스(So Intense)’로 그래미상 최우수 여자 R&B보컬 퍼포먼스 부문을 수상한 싱어송라이터다. 크리스 보티는 “리사 피셔는 정말 대단한 보컬리스트”라며 “우리 공연에 완전히 새로운 ‘차원’을 선사해 준다”고 격찬했다.
함께 작업한 뮤지션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인물로는 과거 함께 무대에 자주 섰던 스팅을 꼽았다. 크리스 보티는 “그와 나는 가족 같은 관계”라고 강조한 뒤 “스팅과 함께한 경험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내가 업적을 남긴 게 있다면 스팅에게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
재즈 마니아들 사이에서 그의 음악이 지나치게 대중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점에 대해서는 “이런 논쟁에 연관되고 싶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내 유일한 관심은 ‘내 공연에 관객들이 많이 오는가’ ‘내 공연에서 팬들이 진심으로 즐거워하는가’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내한에서 꼭 방문하고 싶은 곳을 묻자 “일정이 촉박하지만 한국 음식은 꼭 먹을 것”이라고 답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