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인체·우주·감정론 집약 ‘동의보감’

입력 2011-10-28 18:00


드라마 ‘허준’은 허준이 스승의 시신을 해부하는 순간 절정으로 치닫는다. 의학이 과학의 영역으로 진입하는 상징적 장면. 과연 동양의학은 무지해서 해부를 몰랐던 걸까. 차이는 인체론에 있었다. 서양의학이 해부학적 구조를 중시했다면, 동양의학은 피가 통하고 기가 흐르는 산 인간에 주목했다. 해부를 개안(開眼)으로 보는 시선이 서구중심적 해석이라는 얘기. 또 감정을 뇌와 연결시킨 서구의학과 달리 동양에서는 감정의 바탕을 오장육부라고 생각했다. 고전의서 ‘동의보감’을 민담과 설화가 뒤섞인 이야기책이자 동양의 인체론, 우주론, 감정론을 집약한 인문의학서라는 관점에서 재해석한다. 고전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