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에 사이버대사관 개설”
입력 2011-10-27 19:23
이란 정부가 아닌 미국 정부가 이란 국민들을 위해 인터넷에 가상 대사관을 설치하기로 했다. 이란 국민들에게 온라인으로 미국 비자와 교환학생 프로그램 정보 등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이란 국민을 상대로 한 온라인 가상 대사관을 올해 말까지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클린턴 장관은 “목표는 이란 국민들, 특히 젊은이들에게 미국은 반감이 없으며 그들의 포부를 지지하고 싶다는 것을 분명히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란 사람들이 정부의 인터넷과 통신 제한을 피할 수 있게 돕는 기술과 훈련을 제공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하지만 이란 정부에 대한 경제제재 조치 등 압박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미국이 이란 국민과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이끌어가려는 조치를 취하면서도, 이란 정권에는 기존 경제제재 외에 새로운 제재 방안까지 모색하는 것은 핵무기 개발을 멈추지 않고 있는 이란 정권과 국민들을 분리 대응하겠다는 뜻이다. 일종의 투트랙 외교 전략이다.
클린턴 장관은 최근 미국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대사 암살 음모 사건에 이란 정부가 관련됐다고 강하게 비난했었다. 미국은 이란의 혁명수비대와 정예특수부대인 쿠드스(Quds Force)가 깊이 연루된 것으로 결론 내리고, 보복으로 이란에 대한 새로운 제재조치를 검토 중이다.
하지만 이란은 이 음모 자체를 강력히 부인했다. 미국 내 일부 전문가들도 이 같은 음모가 너무 엉성하다는 이유로 신뢰성이 낮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