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겁하지 않았다”… 조폭난투극 출동 경찰 내부망에 억울함 호소

입력 2011-10-27 21:34

조현오 경찰청장의 무더기 징계와 감찰 방침에 대한 내부 반발이 극심하다. 조 청장이 경기·서울경찰청장을 하던 때 붙여진 ‘조파면’ ‘해파리’(해고·파면을 남발한다는 의미)란 별명도 다시 등장했다.

조 청장은 27일 서울 강남경찰서를 찾아 직원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직원들 사이에 어떤 오해가 있는지 허심탄회하게 듣고 격려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조 청장은 형사들에게 조직폭력배 검거에 적극적으로 임해줄 것을 당부했고 시간외수당 인상 등 복지 강화를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청장은 간담회에 앞서 기자들이 “인천 조폭 난투극 등 최근 사태에 대한 책임을 일선 경찰관에게 떠넘긴다는 지적이 있다”고 하자 “경찰의 모든 일에 대한 최종적 책임은 경찰청장에게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책임의 범위가 어디까지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번 일에 자신까지 책임질 필요는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조 청장은 지난 26일 전 경찰에게 이메일을 보내 “청장으로 온 뒤 파면과 해임은 오히려 35% 줄었다”면서 “극소수 그릇된 경찰관이 10만 경찰의 명예를 저버리는 경우 어떤 비난을 감수하고라도 신상필벌을 명확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청장은 인천 사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경찰관들을 강하게 질타했지만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인천 남동경찰서 강력팀 전모 경위는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을 내부망에 올렸다. 전 경위는 “우리는 조폭 앞에서 결코 비굴하지 않았고 벌벌 떨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이 조폭 한 명을 붙잡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조폭이 칼로 찔렀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붙잡았을 때 이미 찌른 상태였고 다시 한번 찌르려는 순간 전기충격기를 써서 체포했다”고 반박했다.

이용상 기자, 인천=정창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