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박원순] “인사 급하게 안할 생각”이라는데… 복잡한 범야권 논공행상 진통 예상
입력 2011-10-27 21:44
박원순 서울시장은 27일 첫 시정현안 업무보고에서 “저는 인사를 급하게 안 할 생각이다. 간부님들 모두 맡은 자리에서 새로운 분위기로 일해 달라. 그리고 직원들에게도 제 의견을 잘 전달해 달라”고 당부했다.
야권 성향의 박 시장이 취임하면서 벌어질 수 있는 ‘물갈이’ 인사에 대한 공무원들의 불안을 불식시키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박 시장이 올 연말 정기인사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과 오세훈 전 시장의 중도 사퇴까지의 흔적을 서서히 지워나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시발점은 박 시장의 최측근으로 구성될 정무직 라인 인선이다. 정무직 라인은 차관급인 정무부시장과 정무조정실장, 시민소통특보, 대변인 등이 꼽힌다. 정무직은 통상 당선에 크게 기여한 인물을 중심으로 미리 내정돼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박 시장의 선거 캠프에는 민주당,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등 기존 야권은 물론이고 박 시장이 몸담았던 참여연대와 희망제작소 등 시민사회 세력이 얽혀 있는 상황이다. 각 세력들이 제각각 마련한 인선 방안을 박 시장에게 전달, 최종 낙점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은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박 시장은 이날 서울시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아직 염두에 두지 않았다” “시간을 두고 생각해보겠다”며 정무라인 인사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 즉답을 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박 시장이 민주당 박영선 후보와의 경선에 승리한 뒤 선거운동을 적극 지원하는 조건으로 민주당 측에 정무부시장 자리를 약속했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캠프에서 선대위 대변인으로 활약한 민주당 우상호 의원 등이 거론된다.
시단사회단체 출신인 하승창 시민참여본부장, 대외협력 분야를 책임졌던 김민영 참여연대 전 사무처장 등도 정무라인에 등용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황일송 기자 il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