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재보선 후폭풍] 10월 23일까지도 羅후보 4%P 우세… 24일 안철수 등판 이후 뒤집혀

입력 2011-10-27 18:30

무소속 후보였던 박원순 서울시장은 26일 선거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를 7.2% 포인트 차이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당선됐다. 그러나 불과 1주일 전(지난 20일) 여론조사 공표금지 직전 각종 조사에서는 나 후보가 오히려 앞서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한 주 동안 무슨 일이 있었을까.

한나라당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비공개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 23일까지도 나 후보 지지율은 박 후보보다 4%포인트 정도 높게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24일 박 후보 캠프를 전격 방문하고 지지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편지를 전달하면서 판세가 역전됐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평가다.

안 원장이 ‘등판’한 이날 실시한 한나라당 여론조사에서도 박 후보가 3% 포인트쯤 앞서 나간 것으로 나왔다. 박 후보는 안풍(安風·안철수 바람)을 타고 최소 7% 포인트의 지지율 상승효과를 얻은 셈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는 27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선거운동 막판 답보상태에 있던 박 후보의 지지율이 안 원장의 극적 지원으로 상승했다”며 “나 후보의 경우에는 선거 초반 네거티브로 얻은 지지율을 막판 야권의 네거티브 공세로 상쇄시킨 결과를 초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다른 결과도 있다. 민주당 박선숙 의원은 지난 25일 “안 원장의 캠프 방문 직후 실시한 자체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가 0.3% 포인트 지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이 선거 전날 실시한 조사에서 나 후보가 1% 포인트 미만의 근소한 차로 박 후보를 다시 앞선 것으로 나오기도 했다. 안 원장 등장으로 박 후보가 앞서다가 박근혜 전 대표의 적극적인 지원 공세로 다시 초박빙 접전 양상이 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결국 야당 성향의 ‘숨은표’가 다시 한번 확인된 것”이라며 “여론조사의 수치만 보고 ‘해볼 만하다’고 했다가 우리가 뒤통수를 맞았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표도 선거 전부터 “어느 진영에서 투표장에 많이 가느냐 그것이 당락을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