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해외로 뛴다] 세계적 기술력… 지구 반대편까지 ‘코리아 깃발’

입력 2011-10-27 19:48


최근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로 국내 건설업체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마침 중동과 동남아, 남미 등에서 각종 플랜트와 토목건설 수요가 늘고 있는데다 국내 건설업체들의 기술력도 세계적인 수준이어서 천문학적인 시장이 열리고 있다. 해외건설시장은 현대건설이 1965년 태국 고속도로 공사에 처음 참여한 뒤 중동붐을 안고 수주가 급속히 늘었다. 해외건설협외에 따르면 1966년 11만달러에 불과했던 수주는 76년 25억달러를 넘어섰다.

81년에는 136억달러까지 늘었으나 80년대 오일쇼크와 중동시장 침체로 다시 내리막길을 걸었다. 87년과 88년에는 16억∼17억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후 몇차례 100억달러를 돌파했다가 떨어지기를 반복하다 2005년 108억달러를 수주한 뒤 줄곧 해외건설 호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세계적으로 718억달러를 수주해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렸다. 올해는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저조할 뿐 사상 두 번째 수주실적이 예상된다. 이 같은 해외건설 수주 증가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국가들의 건설붐 영향이 크다. 올들어 지금까지 우리 건설업계의 해외수주실적을 보면 중동지역이 252억달러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아시아 113억달러, 중남미 15억달러, 태평양·북미 9억달러, 아프리카 8억달러, 유럽 1억4000만달러 순이었다.

국내 건설업계는 과거 도로건설 등 토목 중심에서 벗어나 석유·가스 플랜트, 발전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플랜트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국내 최초로 발전플랜트를 턴키로 수주했던 대우건설은 1985년 이란의 145㎿급 화력발전소 수주를 시작으로 2010년 모로코 복합화력발전소에 이어 올해 UAE 슈웨이하트 복합화력 발전소와 오만 수르 복합화력발전소 등을 수주하며 해외발전사업 분야에서 두드러졌다. 발전소는 한 곳의 수주금액이 대부분 1조원이 넘기 때문에 각국 건설업체들의 수주전도 치열하다. 삼성물산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쿠라야 민자복합화력 프로젝트를 설계와 구매, 시공, 시운전 등 전 과정에 대한 일괄(EPC) 수행하는 방식으로 따냈다.

국내 건설업계는 해외의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 분야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현대건설은 녹색성장 분야와 관련된 원자력 사업에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향후 400기 이상 발주될 세계 원자력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대림산업은 해상풍력발전 사업이 가장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는 유럽지역을 중심으로 해외시장조사에 착수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유럽과 아시아, 북미지역에 대한 진출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최첨단 기술이 필요한 초고층 빌딩 분야나 고난이 토목공사에서도 우리 건설업계는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물산은 세계최고 빌딩인 부르즈칼리파를 건설하는 등 초고층 분야에게 두드러진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전세계의 관심을 끈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을 성공적으로 완공해 주목을 끌었다. 이 호텔은 3개 동 상층부를 연결하는 축구장 약 2배 크기(1만 2000㎡)의 스카이 파크를 포함하고 있다.

수영장, 전망대, 정원, 산책로 등이 들어선 스카이 파크는 보잉 747 여객기 전장과 맞먹는 약 70m 가량이 하부의 지지대 없이 돌출되는 구조여서 고난이도의 시공력을 과시했다.

노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