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10·26 재보선] 羅 ‘1억 피부클리닉’에 발목
입력 2011-10-27 01:14
‘네거티브 부메랑’에 날개가 꺾여버린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는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까.
나 후보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초반 무소속 박원순 후보에게 20% 포인트 이상 뒤졌지만 선거 열흘 전, 초박빙 승부로 따라붙으며 선전했다. TV토론에서의 선전이 밑바탕이 됐고 여기에 홍준표 대표와 선거 캠프의 네거티브 총공세,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도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계속된 공격은 야권의 네거티브 반격을 촉발시켰고 선거 일주일을 앞두고 터져 나온 ‘1억원 피부클리닉’ 논란으로 추격세가 꺾이면서 패했다.
일단 나 후보는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정치적 재기를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출마하면서 국회의원직은 내놨지만 당 최고위원직은 유지하고 있다. 다만 선거 패배로 당 지도부의 거취를 포함해 당내 상황이 불분명한 상태라 그가 예전처럼 최고위원으로 활동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당 안팎에선 백의종군하다가 내년 4월 총선에서 직전 지역구인 서울 중구로 출마해 명예회복을 꾀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어려운 선거에 나와 최선을 다한 만큼 행정부 입각 등 다른 방식으로 보상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일부 있다.
이번 선거에선 패배했지만 얻은 게 많다는 관측도 있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TV토론과 유세 활동으로 인지도를 높였다”며 “특히 대변인 출신의 재선 국회의원에서 시장 후보로도 손색없는 정치인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고 말했다. 토론에서 보여준 자신감 넘치는 모습과 강단 있는 유세 활동으로 ‘콘텐츠가 없다’ ‘내공이 약하다’는 기존 이미지를 보완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면 나 후보의 깨끗하고 똑똑한 이미지가 망가지면서 정치적으로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도 많다. 부친 소유 사학재단 이사로 있으면서 감사 무마를 청탁했다는 의혹부터 1억원 피부클리닉 논란까지 터지며 ‘0.001 특권층’이란 딱지가 붙여진 것도 뼈아픈 대목이다. 나 후보는 낙선인사를 통해 “선거결과에 나타난 시민들의 뜻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 “정치권이 더 낮은 자세로 일하고 변화하란 뜻으로 여기겠다”고 밝혔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