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속에 들어온 산소, 효소와 결합…에너지 대사 관여 ‘중간 과정’ 첫 규명

입력 2011-10-27 03:05

우리 몸속에서 산소가 효소와 결합해 분자 수준에서 어떤 형태로 에너지 대사 등에 관여하는지, 그 중간 과정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이화여대 바이오융합과학과 남원우 교수 연구팀은 몸속에서 산소가 효소와 결합해 활성화되고 화학 반응에 관여하는 과정에서 어떤 구조의 중간체(intermediate)로 존재하는지 알아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27일자에 게재됐다.

중간체는 화학 반응을 통해 생성물이 나오는 과정에서 중간 변화 단계로서 존재하는 물질을 말한다. 산소는 생명체에 필수적인 원소지만, 몸속에 들어온 산소 분자 자체가 직접 어떤 화학 반응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철 등 금속을 포함한 효소와 만나 활성화한 상태에서 여러 가지 화학 반응을 일으킨다. 남 교수는 “효소를 통해 활성화한 산소의 화학 작용으로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는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 정확한 중간과정은 풀리지 않는 비밀로 남아 있었다”면서 “생체 효소의 구조를 본떠 인공 효소를 만든 뒤 영하 80도의 극저온에서 산소와 화학 반응을 일으켜 중간체의 구조를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노화를 비롯한 신체 내부의 산화 반응을 조절하거나 친환경 촉매를 이용해 물(H₂O)로부터 미래 에너지원인 수소를 얻는 데 두루 활용될 전망이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