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개 서체로 천자문 636字 썼다… 서예가 전정우씨 6년 만에 완성

입력 2011-10-26 19:04

인천시 강화군 하점면 이강리 심은미술관의 서예가 심은 전정우(63) 선생이 120개 서체 천자문 636가지를 완성하는 위업을 이뤘다.

전 선생은 26일 “6년 반 만인 지난 5월 말에 120가지 서체 천자문을 끝냈다”며 “중국의 원나라 시대 조맹부가 6체를 개발하고, 우리나라의 한석봉이 2체를 개발한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역작”이라고 자평했다.

전 선생은 3000년 서예 역사를 집대성해 갑골문자 등 기존 글자체를 연구한 결과 무려 120가지 서체의 천자문을 완성해 기념비적인 업적을 이뤘다. 특히 그는 천자문을 쓰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추사 김정희 선생의 초서, 행서, 예서, 해서를 구현, 5가지 서체의 천자문을 만든 것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내년 12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일반인에게 공개할 계획”이라며 “구당 여원구 등 원로·중진 서예가들이 모두 강화도를 다녀갔을 정도로 서예계에서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귀띔했다.

전 선생은 2006년 글자체 30가지를 서울 인사동 부남미술관 전시회를 통해 첫선을 보인 뒤 2008년 연세대 박물관에서 일반에 공개했다. 이후 강화도 심은미술관에서 천자문 30체를 상설전시하고 있다. 그는 1978년 7월 서예 대가 여초 고(故) 김응현 선생으로부터 7개월간 사사받았으며, 87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서예 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인물이기도 하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