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재팬 내한 “모든 것 보여줄 것”… 10월 28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서 공연
입력 2011-10-26 18:38
국내 음악 팬들이 1985년 데뷔한 일본의 5인조 록밴드 엑스재팬(X-JAPAN)에 대해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일본 대중문화 개방 전인 90년대 초중반까지 많은 사람들은 불법 유통되는 이들의 음반을 웃돈을 주고 구입해 들으며 열광했다. 국내 음악과는 질적으로 다른 사운드에 주눅이 들기도 했다. 97년 팀이 해체된 뒤 2007년 재결성됐지만 내한공연은 성사되지 못했다. 이들의 한국 공연은 예정됐다 취소되는 일이 반복됐다.
이런 ‘역사’가 있는 만큼 28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릴 엑스재팬 첫 내한공연엔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공연 포스터엔 이렇게 적혀 있다. ‘27년간의 기다림은 끝났다.’
밴드 리더인 요시키(46·드럼 및 피아노)는 26일 서울 신도림동 디큐브시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연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그는 “2008년부터 약속한 공연이 계속 취소돼 이번 투어에서는 한국에 맨 먼저 오고 싶었다”며 “가장 오고 싶은 나라였던 만큼 (유럽·남미 투어에 이은) 아시아 투어 첫 국가로 한국을 택했다”고 말했다.
요시키는 한국 팬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주셔서 감사하다. 저 역시도 오래 기다려왔다”며 “마치 내일이 없는 것처럼 공연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엑스재팬은 데뷔 이후 잇단 멤버 교체와 기타리스트 히데의 사망, 해체와 재결성에 이르기까지 드라마틱한 시간을 밟아왔다. 하지만 팀의 인기는 흔들림이 없었다. 지난 6월 28일 영국에서 시작해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에서 가진 순회공연은 연속 매진됐다.
자신들의 음악이 국경을 넘어 세계적 인기를 끄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요시키는 “음악엔 벽이 없다. 어떤 시대건, 어떤 사람이건 음악을 통하게 되면 하나가 된다”고 답했다. 록 음악의 본질을 묻자 “우리는 많은 고통을 겪었지만 아무것도 우리를 막을 수 없었다. 음악을 통하면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으며, 꿈을 이룰 수 있다. (이렇게 믿는 것이) 록의 정신이다”고 했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K팝과 관련된 생각도 들어볼 수 있었다. 요시키는 “15년째 로스앤젤레스와 도쿄를 오가며 생활하고 있는데, 미국에서도 한국음악이 큰 인기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음악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며 “지난 8월 (일본 록페스티벌인) 서머소닉 페스티벌에서 소녀시대를 보고 싶었는데 못 봐서 아쉬웠다”며 웃음을 지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