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인하 밝힌 카드사들 “밴사도 동참하라” 압박

입력 2011-10-26 18:37


당국의 압력에 의해 수수료 인하 방침을 밝힌 카드사들이 신용카드 결제 중개업체인 밴(VAN)사와 수수료 인하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밴사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어 수수료 인하 문제가 카드사와 중개업체 간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11개 밴사를 회원사로 둔 한국밴협회 관계자는 26일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 인하 요구가 확산되면서 카드사들이 개별 밴사에 카드결제 단말기 수수료 인하를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밴사는 각 가맹점에 신용카드 단말기를 설치하고 관리해주는 업체다.

카드사들은 매번 카드를 결제할 때마다 70∼150원 정도를 밴사에 수수료로 지불한다. 카드결제 금액이 1만원, 가맹점 수수료율이 2%일 경우 수수료 200원 중 70∼150원은 밴사 몫이다.

밴 수수료는 결제건수에 따라 지불된다. 결제건수가 증가하면 카드사가 밴사에 내야 할 수수료도 커지는 구조다. 특히 최근에는 소액결제가 늘면서 결제건수가 증가해 밴사의 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실제 나이스정보통신은 지난해 카드조회 서비스 등 수수료로 신한카드에서 224억원, 비씨카드에서 217억원, 국민카드(당시 은행)에서 14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KIS정보통신도 비씨·신한·국민·현대·삼성카드로부터 53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대형사인 한국정보통신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이 179억원으로 전년(141억원)보다 38억원 증가했다. 나이스정보통신과 KIS정보통신도 영업이익이 각각 2009년 100억원, 99억원에서 2010년 116억원, 126억원으로 증가했다.

한 대형 카드사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는 최근 수년간 지속적으로 낮춰왔지만 밴사 수수료는 전혀 움직임이 없다”며 “신용판매 수수료로 수익을 내는 한계점에 온 만큼 밴사도 수수료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밴사는 중소 가맹점의 경우 일일이 전표를 수거해야 하는 등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이 있어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일부 대형사를 제외하면 밴사들이 대부분 규모가 작아 수수료를 낮추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