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10·26 재보선] 구속된 순창군수 후보, 경찰 호위받아 ‘한 표’-인제군 이주여성들, 권리 행사

입력 2011-10-26 22:11

10·26 재보선 투표일인 26일 전국 42곳 선거구에서는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른 아침부터 유권자들이 투표소를 찾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후보들도 투표를 마친 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자세로 개표 상황을 지켜봤다.

부산 동구청장 한나라당 정영석 후보는 이날 오전 9시30분 초량3동 보훈회관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부인 이명주씨와 투표를 했다. 정 후보는 “앞으로 한 표 한 표에 담긴 유권자의 뜻과 기대를 가슴에 새기고 오직 동구 발전만을 향해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야4당 단일 후보인 민주당 이해성 후보는 오전 10시 범일 제2투표소가 마련된 상록회관에서 부인 정해리씨와 투표를 했다. 이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구민들의 변화 욕구를 절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부산 수정2동 주민센터 제2투표소에서 투표한 이모(67·여)씨는 “지난해 6·2 지방선거 때 투표소인 동구청 민원실로 잘못 갔다가 돌아왔다”며 “투표소에 대한 홍보가 부족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전북 순창 지역에서 33년 만의 옥중 선거로 치러지는 순창군수 재선거는 민주당 황숙주 후보와 무소속 이홍기 후보가 팽팽한 양자대결을 펼쳐왔으나 지난 20일 이 후보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뒤 옥중 출마했다. 이 후보는 검찰로부터 투표를 위한 일시 외출을 허용받아 이날 오후 7시쯤 경찰 호위 속에 순창읍내 한 투표소에서 투표했다.

순창에서는 손주항 전 의원이 1978년 10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남원·임실·순창 선거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선거법과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됐다가 옥중 당선한 뒤 대법원으로부터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날 오후 1시30분쯤 대구 내당2·3동주민센터에 마련된 대구 서구청장 보궐선거 투표소는 썰렁했다. 아침 일찍 나이든 어르신들이 잠깐 몰린 뒤 간간이 주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었다. 투표하러 온 주민들보다 선거관리 직원이 더 많았다. 투표소 관리자는 “투표소를 찾는 사람은 대부분 나이 많은 어르신이었다”며 “구청장 선거지만 주민들의 관심이 크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대구에서는 서구청장과 수성3선거구 광역의원 투표가, 경북에서는 칠곡군수와 울릉군수, 안동나, 영주나, 울릉가 등 기초의원 선거가 열리는 등 7개 지역에서 투표가 진행됐다.

충북 충주시장 재선거에서는 이날 오전 10시쯤 성내동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치고 집으로 가던 유모(76)씨가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날 오전 최저기온이 영하 2.6도까지 떨어진 강원도 인제 지역 투표소에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군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결혼 이주여성들도 각 마을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아 권리를 행사했다. 선관위는 오지가 많은 지역 특성을 고려, 버스 4대를 지원했다.

인제군은 수재의연금 일부를 선심성으로 주민에게 전달한 혐의로 박삼래 전 군수가 법정 구속됐고, 후임 이기순 군수도 취임 1년여 만에 지난해 6·2 지방선거 당시 회계책임자의 선거법 위반으로 군수직에서 물러났다. 이로 인해 부군수 권한대행 체제로 이어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 지역 현안 사업 차질과 함께 지역 민심이 흩어지는 후유증이 나타난 곳이다.

부산=윤봉학 기자 전국종합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