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10·26 재보선] 젊은층 몰표… 박원순, 20∼40대 득표율 ‘더블 스코어’

입력 2011-10-26 22:09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예상대로 ‘세대 투표’였다.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는 50∼60대에서 박 후보를 눌렀지만 20∼40대 유권자의 압도적 지지를 얻은 무소속 박원순 후보에게 완패했다. 9.2% 포인트의 큰 격차를 가져온 건 직장인 넥타이 부대의 ‘퇴근 투표’ 행렬이었다.

강북 동·서, 강남 동·서의 서울 4개 권역 중 나 후보는 강남 동부(서초·강남·송파·강동구)에서만 승리했다. 나머지 권역에선 모두 박 후보가 10% 포인트 이상 큰 격차로 나 후보를 꺾었다.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후보에게 승리를 안겨준 ‘강남 몰표’는 되풀이되지 않았다.

방송3사의 출구조사 집계 과정에서 오전에는 나 후보가 앞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투표율이 높아 박 후보에게 유리하리란 예측과 달리 나 후보는 낮 12시까지 3.4% 포인트 차로 이기고 있었다. 오후 들어 격차가 줄었고 오후 5시 동률을 이뤘다가 오후 6시 집계에서 박 후보가 2% 포인트 앞서기 시작했다. 직장인들이 퇴근한 오후 6∼8시 투표에서 본격적으로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세대별 득표율은 극명하게 갈렸다. 20대는 69.3% 대 30.1%, 30대는 75.8% 대 23.8%, 40대는 66.8% 대 32.9%로 모두 박 후보가 더블스코어 이상 앞섰다. 특히 30대에선 박 후보가 나 후보보다 3배나 많이 득표했다. 반면 50대는 43.1% 대 56.5%로 나 후보가 13.4% 포인트 리드했고, 60대에선 30.4% 대 69.2%로 배 이상 많은 표를 얻었다.

강남 동부권 득표율은 나 후보가 53.2%, 박 후보가 45.8%였다. 이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한명숙 민주당 후보의 격차보다 크게 줄어든 것이다. 당시 오 전 시장은 서초구 59.0%, 강남구 59.9%, 송파구 51.2%의 몰표를 받았고 한 후보는 이 지역에서 30%대 득표에 그쳤다. 박 후보가 승리한 나머지 세 권역의 격차는 강남 동부에서 나 후보가 앞선 것보다 훨씬 컸다. 강북 동부는 56.1% 대 43.6%, 강북 서부는 57.8% 대 41.8%, 강남 서부는 58.2% 대 41.4%로 박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성별로는 남녀 모두 박 후보 득표율이 높았다. 남성 유권자는 55.7%가 박 후보를, 43.8%가 나 후보를 지지했다. 여성도 53.4% 대 46.3%로 박 후보 지지가 훨씬 많았으나 남성보다는 격차가 작았다.

태원준 백민정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