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10·26 재보선] 박원순 캠프… 잇단 승리 소식에 지지자들 환호성
입력 2011-10-26 22:17
‘10, 9, 8, 7….’ 카운트다운과 함께 ‘54.4% vs 45.2% 박 후보 승리’라는 자막이 화면에 뜨자 서울 안국동 선거대책위원회 사무실은 “박원순”을 연호하는 목소리로 넘쳐났다. 무소속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는 실감나지 않는 듯 비교적 담담하게 뉴스를 시청했다.
◇“박원순이 해냈다”=26일 오후 8시, 투표 종료와 함께 방송 3사가 박 후보 승리를 알리자 선대위 사무실은 흥분으로 가득찼다. 지지자 100여명이 내지르는 환호성으로 100평 남짓한 사무실이 들썩거렸다.
박 후보는 믿기지 않는 듯 텔레비전을 천천히 번갈아 보며 화면에 집중했다. 잠시 시간이 지나자 정신이 드는 듯 옆에 앉은 민주당 손학규 대표, 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에게 손을 건네며 감사를 표했다.
박 후보 측 선대본부장을 맡고 있는 민주당 박선숙 의원은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라며 “강남 3구에서도 우리 표가 많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영등포 민주당 당사에 마련된 상황실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30대 몰표에 감사한 듯 “30대 최고”라는 환호도 나왔다.
오후 8시10분 박 후보 캠프 인사들은 사무실을 떠나 지지자들이 모여 있는 서울광장을 찾았다. 이곳에서 지지자들과 개표 방송을 지켜봤다.
사무실에 남은 선대위 관계자들은 평정심을 되찾고 개표 방송에 집중했다. 표차가 좁혀질 땐 잠시 긴장하기도 했지만 다시 차이가 벌어지자 박수를 치며 응원했다. 선대위 관계자들은 결과가 확정될 때까지 밤늦도록 개표 방송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오후 한때 위기감=박 후보 측 선거 캠프와 민주당의 온종일 관심사는 투표율이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매시간 투표율을 발표할 때마다 웃고 울었다. 평소보다 높게 출발한 투표율이 오후 들어 한풀 꺾이자 강한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오후 5시 이후 직장인들이 투표소에 몰리면서 투표율이 상승세로 접어들자 안도했다.
선대위 핵심 간부들은 오후 3시30분 안국동 사무실에서 긴급회의를 가졌다. 박 후보가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에게 근소하게 밀리고 있다는 자체 판단 때문이다. 선대위 관계자는 “각 지역에서 올라오는 소식이 좋지 않다. 같은 구라 해도 한나라당 지지세가 높은 동네가 투표율이 높다”고 우려했다. 선대위는 회의 직후 지역 조직에 총동원령과 함께 투표 독려 메시지를 보냈다. 민주당도 지역위원회별로 당원들을 상대로 투표 독려에 총력을 기울였다.
오전까지 선대위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오전 9시까지 투표율은 지난 4·27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10.7%보다 높은 10.9%였다.
오전 11시부터 투표율은 4·27 분당을 선거보다 떨어지기 시작했다. 1% 포인트 정도 격차를 둔 채 투표율이 좀체 올라서지 않자 선대위는 술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후 5시부터 4·27 분당을 선거 투표율을 따라잡기 시작해 오후 7시 42.9%로 분당을 투표율 42.8%를 앞서자 선대위 사무실 분위기는 밝아지기 시작했다.
김원철 기자 won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