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10·26 재보선] 羅“서울시민 위해 최선 다해” 朴“선거기간 내내 행복”
입력 2011-10-26 22:05
13일간의 선거운동 기간 동안 전력 질주하고 ‘운명의 날’을 맞은 서울시장 후보들은 한 표를 행사한 뒤 시민들의 선택을 기다렸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는 26일 오전 7시30분쯤 남편 김재호 판사와 함께 신당2동 장수경로당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았다. 진한 감청색 바지정장 차림의 나 후보는 투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선거는) 서울시민의 미래를 위한 선택”이라며 “최선을 다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하는 마음으로 있겠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전날 밤 늦게까지 이어진 유세로 목소리가 쉬어 있었다. 그는 “이길 것 같은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엔 “잘 될 것 같다. 그동안 많은 성원을 보내주신 여러분께 감사하다”고 답했다. 투표를 마친 나 후보는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32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뒤 시내 모처에서 휴식을 갖고 오후 늦게 프레스센터 선거 캠프에서 개표 상황을 지켜봤다.
무소속 박원순 후보도 같은 시각 방배웨딩문화원에 마련된 방배3동 제3투표소에서 부인 강난희씨와 같이 투표를 하고 “끝까지 원칙을 지키려 최선을 다했다”며 “시민 여러분의 결단, 합리적 선택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역시 쉰 목소리로 말문을 연 박 후보는 “선거기간 내내 행복했다”며 “중간중간 아쉬운 것이 전혀 없지는 않았지만 시민들의 변화에 대한 갈망, 제게 쏟아진 기대 때문에 모든 어려움은 사소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취재진에게도 “저와 같은 수준으로 고생한 것에 대해 고마움을 느낀다. 앞으로 더 좋은 날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방배동 자택에 머물며 휴식을 취한 다음 저녁 안국동 캠프로 나왔다.
선거 이틀 전 박 후보 선거 캠프를 전격 방문해 지지의사를 공표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오전 7시쯤 한강로동주민센터에서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와 함께 투표를 했다. 그는 “선거는 당연한 시민의 권리”라고 말했다. 노타이에 검정 코트를 입은 안 원장은 “선관위에서 어떻게 해석할지 몰라 조심스럽다. 선거에 대해서는 한 말씀도 못 드린다”고 말을 아낀 뒤 승용차에 올라탔다.
8·24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강행하다 중도사퇴한 오세훈 전 시장은 오전 6시15분쯤 혜화동 주민자치센터에서 부인 송현옥씨와 나란히 투표했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오 전 시장은 투표소회를 묻는 질문에 “날씨가 추운데 아침 일찍 수고가 많아요”라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오전 8시쯤 트레이드마크인 붉은 넥타이를 매고 부인 이순삼씨와 전농동 SK아파트 내 경로당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았다. 그는 “서울시장이라는 자리는 선출직 가운데 대통령 다음으로 중요하다”며 “서울시민 모두 투표장에 나와 서울시정을 이끌 적절한 분을 꼭 투표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나라당 김기현 대변인은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의 ‘투표 인증샷 독려 발언’와 관련, “투표 당일 선거운동은 명백한 위법”이라며 “정 최고위원은 즉각 사과하고 공식 정정발표를 하라. 응하지 않을 경우 응분의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