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10·26 재보선] MB도 한 표 결과에 촉각… 靑 직원들 1시간 범위내에서 출퇴근 시간 조정

입력 2011-10-26 18:28

지난 8월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참여해 “투표는 권리이자 의무”라며 투표 독려 발언을 했던 이명박 대통령이 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투표장에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번 선거는 투표율이 높을수록 여당에 불리할 것으로 전망돼 왔다.

이 대통령은 오전 8시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서울 청운효자동 국립서울농학교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 이 대통령은 투표소에 들어서며 직원들에게 “투표율은 (과거와) 비슷한가요”라고 물었을 뿐 선거 관련 발언은 없었다. 이 대통령의 말은 김 여사에게 “주민등록증 가져왔느냐”, 투표 진행요원들에게 “춥겠다. 수고가 많다”, 주민들에게 “투표하러 오셨느냐”고 말한 게 전부였다.

청와대는 이날 다른 공공기관처럼 직원들이 투표할 수 있게 출퇴근 시간을 1시간 범위에서 조정토록 했다. 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시간대별 투표율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투표 상황을 주시했다. 한 관계자는 “투표율이 선거 승패를 결정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한 발 떨어져 관망하는 자세를 유지했지만 측근 비리와 내곡동 사저 논란이 한나라당에 악재로 작용했다. 청와대는 이번 선거를 계기로 내년 총선과 대선을 향한 ‘정치의 계절’이 시작되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선 행보도 빨라지면 이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오전 8시30분 부인 차성은씨와 같이 서울 삼청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아 투표했다. 김 총리는 투표를 마친 뒤 “민주 시민으로서 투표하는 것은 당연한 도리”라며 “투표율에 따른 유불리를 따지는 것은 구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