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민주화 시위’ 전염될라 北, 리비아 교민 귀국 금지령

입력 2011-10-26 18:28

북한 당국이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에 몰아친 ‘아랍의 봄’ 바람이 북한 내부로 번질 것을 우려해 리비아에 체류 중인 북한 교민에게 귀국 금지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리비아 소식통은 25일(현지시간) “북한 당국이 리비아에 체류 중인 북한 교민 200여명에게 ‘본국으로 돌아오라’는 지시를 내리지 않아 지금까지 사실상 방치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이어 “북한은 오히려 중동에서 부는 ‘재스민 혁명’의 영향을 우려해 이들에게 ‘돌아오지 말라’고 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리비아 과도정부 격인 과도국가위원회(NTC)를 아직 합법 정부로 공식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은 이집트 등 다른 국가 주재원에게도 유사한 조처를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비아에서는 8개월에 걸쳐 내전이 벌어지는 동안 의사와 간호사, 건설노동자 등 외화벌이에 나선 북한인 200여명이 오도가도 못한 채 현지에 발이 묶여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리비아에 체류 중인 북한인 중에는 카다피 측 정부군에 사격과 무기 조작, 전술 등을 가르치는 교관도 일부 포함돼 있다고 리비아에 20년 이상 거주한 한국 교민은 전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