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세번째 대화… 핵심 UEP 중단 ‘식량’ 연계할 수도
입력 2011-10-26 22:21
제2차 북·미 고위급 대화가 마무리되면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다음 수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 사전조치에 대해 양국이 견해차를 보인 만큼 6자회담 ‘직행’이 아니라 한 차례 더 대화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다음달 말이나 12월 초 남북 및 북·미 간 3라운드 대화가 열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글린 데이비스 차기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국제원자력기구(IAEA) 미국 대표도 맡고 있는 만큼 다음달 중순 IAEA 이사회까지 치른 이후에야 접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만 후속 대화 형식은 1·2라운드처럼 남북 및 북·미 대화의 패턴이 될 수도 있지만 상황에 따라 바뀔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26일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북한을 설득하는 게 나을지 아니면 다른 대화 패턴으로 갈지는 논의를 더 해봐야 한다”며 “이번 회담 성과와 한계를 한·미가 공유한 뒤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1·2라운드 대화를 거치며 한·미·북이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확인한 이상 다음 대화에서는 ‘결과물’ 도출에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후속 대화에서도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문제가 핵심 사안이 될 전망이다. 한·미는 북한에 비핵화 사전조치로 UEP 중단, IAEA 사찰단 복귀, 대량살상무기(WMD) 실험 중단 선언 등을 요구해 왔다. 이번 북·미 대화에서 북한이 비핵화 사전조치를 부분적으로 수용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핵심인 UEP 문제에서는 거리를 좁히지 못했다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에 일각에서 UEP와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 연계설이 나오고 있는 양상이다.
대북 현안에 정통한 미국의 한 소식통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현재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는 계획을 마련하고 있지만 한꺼번에 지원하는 것보다는 나눠서 집행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빅토리아 눌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인도적 지원 문제를 정치적 이슈와 연계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은 비핵화 조치의 핵심인 UEP 중단이 현실화되기 전까지 식량지원 카드를 소진하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27∼28일 러시아 모스크바에 동시 체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각각 별도로 러시아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알렉세이 보로다브킨 외교부 아·태담당 차관을 면담할 예정이지만 남북 북핵협상 대표가 러시아를 사이에 두고 간접 대화하는 모양새가 됐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