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소업체 목줄 죄는 3대 백화점의 횡포
입력 2011-10-26 17:49
롯데·현대·신세계백화점이 중소 납품업체들에 가하는 횡포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5일 3대 백화점에 납품하는 중소업체 73곳을 조사한 결과 중소업체들은 매출의 절반가량을 백화점에 내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소업체들은 판매수수료로 매출액의 31.8%를 부담한 데 이어 판촉사원 인건비(10%), 인테리어 비용(5%)까지 백화점에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소업체들의 판매수수료는 명품 브랜드를 생산하는 외국 업체들(15% 수준)보다 2배 정도 많았다.
더욱 가관인 것은 상당수 중소업체들이 백화점 세일 행사 때 판촉비, 고객 사은품으로 증정할 공연 티켓, 과일바구니, 와인, 자사 제품까지 반강제적으로 협찬하고 있다는 점이다. 백화점들이 우월한 ‘갑’의 지위를 악용해 ‘을’의 입장에 있는 중소업체들의 팔을 비틀고 있는 셈이다.
3대 백화점의 시장점유율이 81%에 달할 정도로 독과점 형태를 띠고 있어 중소업체들로서는 백화점 선택권도 없다. 힘의 논리를 앞세운 불공정 상거래는 시장경제의 틀을 해치기 때문에 하루빨리 시정돼야 마땅하다. 공정위는 중소업체들의 부담이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점을 명심하고 백화점의 부당 행위를 바로잡아야 한다.
3대 백화점은 대·중소기업 공생 발전을 위해 공정위와 합의한 판매수수료 3∼7% 포인트 인하 방안을 조속히 이행해야 할 것이다. 국회는 법사위에 계류 중인 ‘대규모 유통업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을 통과시켜 중소업체들의 주름살을 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