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즈워스 “북·미회담 일부 진전 있었다”

입력 2011-10-26 00:33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제2차 북·미 고위급대화가 이틀 만인 25일(현지시간) 종료됐다. 양측은 북한의 비핵화 사전조치를 놓고 일부 진전을 이뤘으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중단 등 핵심 사안에서 견해 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북핵 문제 해결의 공은 남북 및 북·미 간 3차 대화 등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단장을 맡은 미국 대표단과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이끄는 북한 대표단은 이날 낮 12시30분쯤 제네바 주재 북한 대표부에서 1시간15분 동안 오찬을 겸한 회의를 한 뒤 오후 2시부터 회의를 속개했다. 오후 회의는 30여분 만에 끝났고, 미국 대표단이 회담장을 떠나는 것이 목격됐다.

전날 탐색전 성격의 회담을 가졌던 북·미 양국은 이날 UEP 중단 등 사전조치 이행 문제와 인도주의적 식량 지원 등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6자회담 재개를 위해 한·미·일이 요구하는 사전조치 중 핵심인 UEP 중단 문제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나 대량살상무기(WMD) 실험 중단 등에서는 북한이 일부 진전된 입장을 내놨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보즈워스 특별대표는 회담 종료 직후 미국 언론 인터뷰에서 “여전히 해결해야 할 이슈가 있지만 몇 가지는 견해 차를 상당히 좁혔다”며 “(회담이) 매우 긍정적이었다”고 말했다.

김계관 부상은 회담 종료 후 제네바 주재 북한 대표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련의 커다란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조·미(북·미) 관계 개선을 위한 신뢰구축 조치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면서 “아직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문제도 있다. 그 문제에 대해서는 앞으로 검토하고 다시 만나 풀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언제 다시 만나느냐’는 질문에는 “가능한 이른 시일 내”라고 말했고, 연내에 만날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우리) 희망입니다”라고 답했다.

우리 정부 당국자는 “북핵 문제와 관련해 대화 모멘텀을 지속적으로 가져가는 게 중요하다”면서 “남북 및 북·미 간 3라운드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