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억 들어간 함안 경주마 휴양조련시설… 3년째 ‘손님’없어 예산 낭비 심각
입력 2011-10-25 21:56
경남 함안군이 부산·경남경마공원과 연계해 조성한 ‘경주마 휴양조련시설’이 개장 3년이 넘도록 수요 확보가 안돼 전형적인 지방자치단체의 예산낭비 사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함안군에 따르면 군은 남해안 시대를 맞아 해양·내륙 관광인프라 구축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명분으로 2006∼ 2008년 가야읍 신음리 일원 29만8998㎡에 총사업비 68억8300만원(국비 15억원, 도비 7억5000만원, 군비 46억3300만원)을 투입해 경주마 휴양조련시설을 완공했다.
조련시설에는 마방(馬房) 150실과 말목욕장, 타원형 주로(走路) 1200m, 실내·외 마장, 자동보행기 3대, 초지 10만㎡ 등을 갖췄다.
함안군은 공사기간 중인 2007년 7월 18일 ‘한국마사회는 부산·경남경마공원 경주를 마친 휴양마의 함안 휴양조련시설 위탁에 적극 협조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함안 경주마 휴양·조련시설 협력 협약서를 경남도와 체결했다. 따라서 조련마 수급에 안전장치가 마련된 것으로 인식됐다.
당초 함안군은 월 80여두(월 휴양조련비 등 두당 위탁료 88만원), 연간 1000여두의 경주마를 유치해 경영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부산·경남경마공원이 경남도와 함안군 간 협약내용과는 달리 인근 시·군 및 제주도 등지의 휴양조련시설을 이용하는 바람에 함안 경주마휴양조련시설은 개장 초부터 경주마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07년 전북 장수군에 경주마육성 목장(150만㎡, 마방 500실)과 2009년 부산·경남경마공원 내 마방이 770실로 증가했다. 도내 11곳, 부산 3곳, 울산 4곳, 제주 9곳 등 개별 승마목장이 전국적으로 100여곳 들어서면서 함안군은 경영난에 부닥치게 됐다.
실제로 2008년 3월 개장 이후 지금까지 휴양조련마 유치는 당초 예상량의 10% 수준인 총 341두에 그치고 있다. 현재 150여개 마방에는 위탁받은 26두와 군 소유 7두 등 총 33두의 경주마만 입실해 있다.
게다가 마주들이 휴양조련비를 제때 납부하지 않아도 과태료 부과 및 압류 조치를 제대로 못하는 실정이다. 함안군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한 시설 정상화는 요원해 보인다는 게 시민단체들과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군 시민단체들은 “당초 수요 파악을 제대로 하지 않고 거액을 들여 시설을 만든 데 대해 누군가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함안=글·사진 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